세계 랭킹 44위 이형택은 9일 독일 니더작센 주 브라운슈바이크 폴크스바겐 할레에서 열린 월드그룹 1회전 첫날 경기에서 단식 두 번째 주자로 나서 독일의 플로리안 마이어(68위)를 3-2(7-5, 6-3, 1-6, 6-7<7-9>, 6-3)로 꺾었다.
데이비스컵은 ‘테니스의 월드컵’이라고도 불리는 남자 테니스 국가 대항전. 본선에 오른 16개 나라가 사흘에 걸쳐 단식 2경기, 복식 1경기, 단식 2경기의 순서로 진행한다. 8강에 오르기 위해서는 4단식 1복식 가운데 3승을 올려야 한다.
1959년 데이비스컵에 처음 출전했던 한국은 1981년과 1987년 월드그룹에 편성됐지만 1회전에서 뉴질랜드와 프랑스에 각각 0-5로 완패해 월드그룹 플레이오프로 밀렸다.
한국은 지난해 9월 슬로바키아에서 열린 월드그룹 플레이오프 슬로바키아와의 경기에서 3승 2패를 기록하며 20년 만에 세계 16강인 월드그룹에 진출했다. 당시 이형택은 단식 2경기와 복식에서 3승을 따냈다.
이형택은 “쉽게 이길 수 있는 경기였는데 어렵게 갔다. 2년 전 마이어에게 졌는데 당시에는 내가 랭킹이 더 낮았지만 지금은 그때보다 컨디션이 좋고 랭킹도 높다”며 “월드그룹에서도 한국 테니스가 통할 수 있음을 보여 준 경기였다”고 말했다. 마이어는 이날 경기가 제대로 풀리지 않자 라켓을 집어던지기도 했다.
단식 첫 주자였던 안재성(331위·건국대)은 독일 에이스 필리프 콜슈라이버(28위)에게 0-3(2-6, 2-6, 2-6)으로 져 한국과 독일이 1승씩 나눠 가졌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