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개막을 꼭 2년 앞둔 13일(현지 시간) 캐나다 밴쿠버와 휘슬러에는 선수와 관중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밴쿠버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VANOC)는 기존 경기장을 재단장하거나 새 경기장을 짓는 등 총 9개의 경기장을 활용할 계획이다. 6개의 경기장은 밴쿠버와 인근 시에, 3개의 경기장은 휘슬러에 있다.
경기장 건설과 새 단장을 위해 캐나다 정부와 브리티시컬럼비아 주는 반씩 부담해서 총 5억8000만 달러(약 5500억 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존 펄롱 밴쿠버 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은 “일찍 예산을 잡고 건설을 추진한 결과 2년이 남은 현재 경기장 건설은 거의 완료돼 가고 있다. 지금까지 올림픽을 치른 어떤 도시보다 빠르게 진행했다”고 말했다.
새로 단장한 경기장에선 동계올림픽 전까지 여러 국제 경기가 열리게 된다. 아이스하키가 열리는 UBC 동계스포츠센터와 피겨 및 쇼트트랙 경기를 치르는 퍼시픽 콜리시엄, 스피드스케이팅이 열리는 리치먼드 오벌 등 3곳은 올가을 완공된다.
모든 경기장은 대회 뒤 주민 편의시설로 이용되거나 지역 커뮤니티의 장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컬링 경기가 열리는 힐크레스트냇 베일리 스타디움 파크는 아이스하키 링크와 함께 체육 근린시설과 도서관 등으로 변모한다. 리치먼드 오벌 경기장은 설계 때부터 주민을 위한 지역 체육시설로 기획됐다.
기존의 경기장도 다방면에 활용되고 있다. 이날 방문한 제너럴 모터스 플레이스에선 캐나다 거주 중국인들의 디너쇼가 공연되고 있었다. 이 경기장에서는 연간 100여 건의 콘서트와 이벤트가 열린다.
휘슬러의 알파인 스키 코스는 일부 구간이 일반인에게 공개돼 직접 코스를 체험할 수 있다.
▼ “경기장 활용 등 주민 편익에 중점”▼
펄롱 위원장은 “2003년 7월 2일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한국의 평창과 2010년 동계올림픽 개최도시 유치를 놓고 팽팽한 대결을 벌였던 기억이 생생하다”며 “평창은 힘든 상대였지만 우리는 차이가 분명한 목표를 제시했다”고 말했다. 당시 밴쿠버는 평창을 3표 차로 제치고 개최도시로 확정됐다.
그는 “평창은 낙후된 한국의 동계스포츠를 활성화하기 위해 유치 운동을 펼쳤고, 우리는 휴머니즘을 내세워 전 세계가 즐길 수 있는 축제로 올림픽 위원들에게 호소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중점을 두는 것은 올림픽 유치로 지역 주민들이 누릴 수 있는 혜택”이라며 “대회가 끝난 뒤 경기장의 활용 방안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건설 과정에서 주민들의 생활 향상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남은 2년 동안 조직위의 인원 확충과 예상보다 늘어난 참가 선수에 대한 교통 및 숙소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국민 전체의 관심을 이끌어 내는 것이 대단히 힘든 작업”이라고 말했다.
밴쿠버=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