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m 자유투의 힘! ‘천당과 지옥’ 가른다

  • 입력 2008년 2월 19일 02시 59분


결정적 순간에 얻은 자유투 메가톤급 위력

주희정, 10개중 9개 ‘쏙쏙’ 개인 성공률 1위

‘오발탄’ 많은 선수, 파울작전 희생양 0순위

3점 슛처럼 시원하지는 않다. 덩크 슛처럼 화려한 맛도 없다. 하지만 야금야금 상대의 숨통을 죄며 승부를 가르는 게 있다.

바로 자유투다.

주로 상대의 반칙으로 얻는 자유투는 ‘보너스’ 개념이 강하다. 한국농구연맹(KBL) 경기 규칙은 자유투를 ‘선수에게 방해 없이 1득점짜리 슛을 시도하는 특권이 주어지는 것’으로 정의한다. 성공률도 높다. 이 부문 팀 1위 KT&G의 성공률은 82.0%, 개인 1위 주희정(KT&G)은 90.2%나 된다.

18일 현재 공동 2위 삼성은 올 시즌 자유투로만 743점을 얻었다. 전체 득점의 19.6%에 이르고 3점 슛으로 얻은 점수보다 200여 점 적다. 평균 80점을 얻는다면 그중 16점은 자유투로 뽑아내는 셈. 승부를 가르고도 남을 만한 점수다.

‘자유투 강팀’ KT&G가 지난달 LG와의 시즌 4번째 맞대결에서 승리한 것은 자유투의 위력을 보여준 대표적 사례다. KT&G는 31개의 자유투를 얻어 무려 28개를 성공시켰고 LG는 12개를 얻어 7개를 넣는 데 그쳤다.

팽팽한 경기에서 종료 직전 얻는 자유투는 ‘천당과 지옥’을 가르는 티켓이다. 특히 주전이지만 자유투 성공률이 낮다면 상대 팀 파울 작전의 희생양이 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 프로농구에서 14년 연속 올스타에 선정됐던 ‘공룡 센터’ 샤킬 오닐은 형편없는 자유투로 유명하다. 지난 시즌의 경우 움직이며 쏘는 야투 성공률은 59%였지만 서서 쏘는 자유투 성공률은 42%였다. 이런 오닐에게 승부처에서 고의적으로 파울을 범하는 작전인 ‘해크 어 샤크(Hack-A-Shaq)’라는 용어가 나왔을 정도.

지난해 LG는 용병 퍼비스 파스코의 자유투 때문에 고생을 했다. 성공률이 40.5%였던 파스코는 KTF와의 플레이오프 도중 심판 폭행이라는 전대미문의 사고를 치고 쫓겨났는데 LG 현주엽은 당시 “자유투가 약한 파스코에게 유독 파울을 많이 하니까 쌓인 게 폭발한 것 같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올 시즌에는 KCC 브랜든 크럼프가 52.5%의 저조한 자유투 성공률로 허재 감독의 애를 태우고 있다. 막바지 순위 싸움이 치열할수록 ‘결정적 순간’을 좌우하는 자유투 대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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