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희정, 10개중 9개 ‘쏙쏙’ 개인 성공률 1위
‘오발탄’ 많은 선수, 파울작전 희생양 0순위
3점 슛처럼 시원하지는 않다. 덩크 슛처럼 화려한 맛도 없다. 하지만 야금야금 상대의 숨통을 죄며 승부를 가르는 게 있다.
바로 자유투다.
주로 상대의 반칙으로 얻는 자유투는 ‘보너스’ 개념이 강하다. 한국농구연맹(KBL) 경기 규칙은 자유투를 ‘선수에게 방해 없이 1득점짜리 슛을 시도하는 특권이 주어지는 것’으로 정의한다. 성공률도 높다. 이 부문 팀 1위 KT&G의 성공률은 82.0%, 개인 1위 주희정(KT&G)은 90.2%나 된다.
18일 현재 공동 2위 삼성은 올 시즌 자유투로만 743점을 얻었다. 전체 득점의 19.6%에 이르고 3점 슛으로 얻은 점수보다 200여 점 적다. 평균 80점을 얻는다면 그중 16점은 자유투로 뽑아내는 셈. 승부를 가르고도 남을 만한 점수다.
‘자유투 강팀’ KT&G가 지난달 LG와의 시즌 4번째 맞대결에서 승리한 것은 자유투의 위력을 보여준 대표적 사례다. KT&G는 31개의 자유투를 얻어 무려 28개를 성공시켰고 LG는 12개를 얻어 7개를 넣는 데 그쳤다.
팽팽한 경기에서 종료 직전 얻는 자유투는 ‘천당과 지옥’을 가르는 티켓이다. 특히 주전이지만 자유투 성공률이 낮다면 상대 팀 파울 작전의 희생양이 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 프로농구에서 14년 연속 올스타에 선정됐던 ‘공룡 센터’ 샤킬 오닐은 형편없는 자유투로 유명하다. 지난 시즌의 경우 움직이며 쏘는 야투 성공률은 59%였지만 서서 쏘는 자유투 성공률은 42%였다. 이런 오닐에게 승부처에서 고의적으로 파울을 범하는 작전인 ‘해크 어 샤크(Hack-A-Shaq)’라는 용어가 나왔을 정도.
지난해 LG는 용병 퍼비스 파스코의 자유투 때문에 고생을 했다. 성공률이 40.5%였던 파스코는 KTF와의 플레이오프 도중 심판 폭행이라는 전대미문의 사고를 치고 쫓겨났는데 LG 현주엽은 당시 “자유투가 약한 파스코에게 유독 파울을 많이 하니까 쌓인 게 폭발한 것 같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올 시즌에는 KCC 브랜든 크럼프가 52.5%의 저조한 자유투 성공률로 허재 감독의 애를 태우고 있다. 막바지 순위 싸움이 치열할수록 ‘결정적 순간’을 좌우하는 자유투 대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