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산악스키 ‘나가노 동맹’

  • 입력 2008년 2월 27일 03시 00분


한중일 대학생 스키 합동 등반 대원들이 25일 배낭을 멘 채 스노 슈즈와 산악 스키를 이용해 눈 내리는 일본 쓰가이케 고원을 오르고 있다. 이번 행사는 3개국 산악회의 우호 증진을 위해 올해 처음 마련됐다. 쓰가이케=김성규 기자
한중일 대학생 스키 합동 등반 대원들이 25일 배낭을 멘 채 스노 슈즈와 산악 스키를 이용해 눈 내리는 일본 쓰가이케 고원을 오르고 있다. 이번 행사는 3개국 산악회의 우호 증진을 위해 올해 처음 마련됐다. 쓰가이케=김성규 기자
20kg이 넘는 배낭을 짊어지고 무릎까지 빠지는 눈 쌓인 산길을 스노 슈즈(눈에서 신는 신)를 신고 내려오는 일은 쉽지 않았다. 25일 일본 나가노 현 쓰가이케 고원 해발 1700m 고지의 와세다 산장을 출발한 뒤 10km 가까운 거리를 이동해 산 밑 숙소에 도착한 ‘한중일 대학생 스키 합동 등반’ 대원들의 얼굴은 ‘해냈다’는 성취감으로 환해졌다.

지난해 말 한국 중국 일본의 3개국 산악회가 교류 행사를 매년 열기로 뜻을 모은 뒤 올해 그 시작으로 21일 일본에서 열린 첫 교류 합동 등반이 25일 성공적으로 끝났다. 3개국의 젊은 산악인들은 나가노 지역에 쏟아진 폭설 속에서 산악 스키 교육을 소화했고 언어의 장벽을 훌쩍 뛰어넘어 깊은 우정을 쌓았다.

이번 행사는 젊은 산악인들이 급격히 줄고 있는 공통의 위기감에서 출발했다. 2000여 명의 회원을 둔 일본산악회 회원의 평균 연령은 65세. 한국산악회는 47세. 중국의 경우는 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지만 산악계 활동은 여전히 활발하지 않다.

첫 공동 프로그램을 주최한 일본산악회는 행사 진행을 대학생 대원들에게 일임했다. 일본은 대학 산악부원 12명, 한국은 8명, 중국은 6명이 참가했다.

하지만 나가노 현에 쏟아진 최악의 폭설로 행사는 처음부터 차질을 빚었다. 22일부터 하루 평균 80cm의 눈이 내렸다. 첫날 산장에 짐을 풀었지만 폭설로 정상까지 가는 길이 막히면서 산 밑에 임시 숙소를 구했다. 최저 영하 14도의 찬 날씨와 폭설 속에서 대원들은 낮은 슬로프에서 스키 교육을 계속 받았다.

그래도 대원들은 악천후를 즐겼다. 한국 팀 리더인 이동원(22·경희대 산악부 3년) 대원은 “3년 동안 한국에서 산을 다녔지만 이런 눈은 처음”이라며 마냥 즐거워했다.

25일 눈이 잠시 그치자 대원들은 설피를 신고 정상의 와세다 산장으로 치고 올라갔다. 그 과정에서 그동안의 훈련 성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3개국 대학생 대원들은 서로 살아온 문화는 많이 달랐지만 산을 좋아하는 마음은 같았다. 일본 팀 리더인 고야마 사야카(23·릿쿄대 4년) 대원은 “등반을 같이 할 수 있는 동료가 많이 생겨 기쁘다”고 했다.

쓰가이케=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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