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핸드볼 대표팀이 제13회 아시아 남자핸드볼선수권대회 결승전에서 쿠웨이트를 대파하고 아시아 정상에 올랐다. 한국은 26일 이란 이스파한 탈라레 피루지 경기장에서 열린 경기에서 쿠웨이트를 27-21로 대파했다.
쿠웨이트는 지난해 9월 열렸던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아시아 예선에서 극심한 편파 판정으로 티켓을 빼앗아 갔던 팀이다. 당시 한국은 요르단 출신 심판의 노골적인 편파 판정 속에 20-28로 졌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계속되는 판정 시비 속에서 국제핸드볼연맹(IHF)이 직접 러시아 출신 심판을 배정하며 경기 진행에 신경을 썼다.
객관적인 경기 진행 속에서 양 팀의 실력차는 극명하게 드러났다. 한국은 정의경 고경수 정수영 등이 적극적인 공격에 나서며 낙승했다.
경기 시작과 동시에 쿠웨이트가 2-1로 앞서나갔지만 경기는 곧 한국이 압도하는 분위기로 바뀌었다. 정수영 고경수 등의 골로 간단히 경기를 뒤집은 한국은 골키퍼 강일구의 선방에 유동근 정의경의 골까지 더해 순식간에 10-4까지 달아났다. 한국은 쿠웨이트의 일자 수비를 개인기로 돌파함과 동시에 빠른 역습으로 빈틈을 노리면서 전반을 15-9로 앞선 채 마치며 한 수 위의 기량을 보인 끝에 낙승했다.
한국은 준결승에서 이란을 33-24로 이기고 결승에 진출했으며 조별 리그에서 아랍에미리트, 일본,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를 연파하는 등 무패로 결승에 진출했다. 특히 2006년 도하 아시아경기 도중 편파 판정 시비를 일으키며 한국을 물리쳤던 카타르를 이번 경기에서는 31-23, 8점 차로 크게 이겼다. 쿠웨이트는 사우디아라비아를 32-29로 물리치고 결승에 올랐다.
결승전에 앞서 열린 3, 4위전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란을 24-23으로 물리치고 3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최근 다시 열린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아시아 예선에서 일본을 꺾고 티켓을 확보했다. 그러나 아시아핸드볼연맹(AHF)은 이 경기를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해 놓은 상태다.
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