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은 스프-누룽지
오토캠핑 횟수가 늘다 보면 자연스럽게 쌓이는 ‘그들만의 기술’이 몇 가지 있다.
대표적인 것이 적재 노하우다. 전자오락 게임에 비유해 ‘테트리스’라 부르는 이 노하우에는 늘어나는 짐을 자동차의 한정된 공간에 포개 넣어야 하는 운명을 짊어진 캠퍼들의 고뇌가 담겨 있다.
또 적재 노하우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바로 장보기 노하우다. 한 달이면 두 번은 밖에서 잠자는 일을 즐기는 캠퍼들로서는 1년에 한 번 맘먹고 떠나는 피서객들처럼 매번 거창하게 장을 볼 수는 없다.
또 금요일 출발이 일상화된 최근 캠핑 트렌드를 살펴보면 출발 시간을 지연시키는 장보기는 이래저래 소모적일 수밖에 없다.
장보기 노하우의 기본은 출발할 때의 부담을 최대한 줄이자는 것이다. 장비를 포개 넣기도 빠듯한 공간에 다양한 식재료까지 보탤 필요는 없다.
그렇다면 현명한 장보기를 위한 첫 단계는 무엇일까. 당연히 식단 짜기다. 이번 캠핑에서 메인 요리를 무엇으로 할 것인가를 결정하고 나면 사실 장보기의 절반은 해결되는 셈이다. 메인 요리가 결정되면 요리 도구도 달라지고, 적재 부담 역시 반으로 준다. 음식에 필요한 다양한 도구(예를 들면 더치 오븐이나 바비큐 그릴) 가운데 메인 요리에 맞춰 한두 가지는 집에 두고 출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식단을 짤 때 주의할 점은 모든 끼니를 꼼꼼하게 계산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금요일 저녁은 목적지를 향해 가는 동안 해결하는 경우가 많고 토요일의 경우 아침은 스프나 누룽지로 때울 수 있다. 점심은 인근 여행지에서 특산물로 해결할 수 있으므로 대부분 토요일 저녁 식탁에 메인 요리가 오른다.
또 일요일은 전날 남은 요리 재료들을 활용하여 볶음밥이나 전으로 마무리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렇게 계산하면 한 번 캠핑에서 장을 봐야 하는 경우는 한두 끼에 불과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대부분의 식재료는 특별한 장보기 없이 집 안에서 대부분 해결된다. 야채의 경우에도 먹을 분량만큼 미리 씻고 다듬어 그릇에 담아 가는 편이 낫다.
이제 메인 요리의 재료가 남았다. 출발할 때 대형마트에서 재료를 사가는 경우도 많지만 캠핑이 생활이 되다 보면 자연스레 해당 캠프장 인근에서의 특산물로 메인 요리를 결정하는 횟수가 많아진다.
일단 특산물로 메인 요리가 결정되면 적재 부담에서 벗어난다. 두 번째는 자연을 즐기면서 제철 음식을 맛보는 즐거움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덤으로 해당 지역의 경제를 돕는다는 뿌듯함을 맛볼 수 있다.
3월에는 싱싱한 산나물을 마음껏 먹을 수 있는 강원도 산골 캠프장으로 캠핑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
홍혜선 오토캠핑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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