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년 빙판의 추억, 녹여버릴순 없다”

  • 입력 2008년 3월 13일 03시 03분


두 ‘유니콘스’는 같은 운명을 맞을 것인가.

프로야구 현대 유니콘스는 얼마 전 우리 히어로즈로 재창단되면서 14년의 역사를 뒤로 하고 사라졌다. 광운대 유니콘스 아이스하키부는 창단 30년인 올해 해체될 운명에 처했다.

그런데 광운대 유니콘스가 최근 부활의 날갯짓을 하고 있다. 광운대 재학생들이 중심이 돼 ‘아이스하키부 살리기’에 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것.

광운대 아이스하키부는 선수 6명 중 5명이 올해 졸업을 하면서 재학생 1명만 남게 돼 올해 경기에 나선다는 것은 불가능하고 최진철 감독마저 지난달 계약만료 되면서 감독도 없다.

이에 생활체육과와 자연대가 중심이 돼 아이스하키부에 대한 문제를 공론화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몇몇 학생이 아이스하키부의 이야기를 손수제작물(UCC)로 만들어 인터넷에 올리기도 했지만 단과대 차원에서 나선 것은 처음이다. 임재훈 생활체육과 학생회장은 “광운대의 상징이었던 아이스하키부가 한순간에 해체 위기에 처하면서 이대로 가만히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해 시작했다”고 말했다.

자연대 학생을 중심으로 진행된 ‘해체 반대’ 서명운동에 이틀간 1060명의 학생이 동참했다. 서명 결과와 성명서를 갖고 학생처에 항의방문도 했다. 광운대 총학생회에서도 곧 7000여 명의 재학생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서명운동과 여러 가지 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학생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최재은(전파공학과 3학년) 씨는 “많은 학생이 아이스하키부가 학교의 상징물로 계속 남아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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