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릴때 행복… 나눌수 있어 더 행복”

  • 입력 2008년 3월 14일 03시 00분


■ SK에너지 신헌철 부회장, 이 남자가 뛰는 이유

“해마다 두 번씩 보내주신 성금과 회사의 매칭펀드를 합해 아름답게 사용하고 있지만 여전히 우리 주위에는 돌봐야 할 곳이 너무 많습니다.”

경제계에서 ‘마라톤 마니아’로 유명한 SK에너지 신헌철(63) 부회장은 11일 이 회사 임직원과 국내외 협력회사, 지인들에게 이 같은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

16일 열리는 2008 서울국제마라톤대회 겸 제79회 동아마라톤대회에 참가하기에 앞서 후원금을 모으기 위한 것.

그는 계좌당 1만 원씩의 후원금을 받은 뒤 후원인의 이름을 유니폼에 새기고 달릴 예정이다. 이렇게 해서 1억5000만 원의 후원금을 모은 뒤 SK에너지로부터 매칭펀드 방식으로 같은 금액인 1억5000만 원을 받아 3억 원의 기금을 조성할 계획이다.

신 부회장은 이 같은 방식으로 최근 7년 동안 7억 원의 기금을 모았다. 십시일반으로 모은 후원금은 독도 경비대원들에게 방한복을 지원하는 데 사용되기도 하고 저소득층 어린이를 위한 도서관 책 구입비로 활용되기도 했다. 이번 기금도 전액 불우이웃을 돕기 위해 사용할 예정이다.

“마라톤은 정직하고 진실하며 공정한 게임으로 인생 여정과 가장 닮은 운동입니다. 풀코스를 완주하기 위한 의지와 자기관리는 기업 경영과정에서의 열정과 몰입, 자원 관리와도 닮아 있죠.”

동아마라톤대회와 신 부회장의 인연은 남다르다. 지난해 열린 제78회 대회에서 풀코스를 3시간 57분 13초에 완주해 마라토너에게 꿈의 무대로 꼽히는 미국 보스턴마라톤대회의 출전 자격을 얻은 것. 관절염을 극복하기 위해 마라톤을 시작한 지 7년 만에 꿈을 이룬 것이다.

신 부회장의 편지에 대한 반응은 예상외로 뜨거웠다. 해외 협력사 9곳을 포함해 50여 곳이 후원 의사를 밝혀온 데다 회사 차원이 아닌 개인적으로 돕고 싶다는 사내외 임직원도 늘고 있다. 그래서인지 신 부회장은 이번 대회를 ‘행복 레이스’라고 불렀다.

“이번 행복 레이스를 평생의 기회로 알고 여러분의 뜻이 아름답게 전달되도록 최선을 다해 뛰겠습니다.”

차지완 기자 c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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