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답은 오인환(50) 삼성전자 육상단 감독만 알 것 같다. 현재로선 가장 메달에 근접한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38)와 ‘한국 여자마라톤의 간판’ 이은정(27)을 함께 지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 감독은 “미래를 점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하죠. 하지만 1996 애틀랜타 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이봉주는 언제나 우승 가능권이고 이은정은 더 도약할 수 있는 재능이 있으니 기대됩니다”라고 말했다.
○ 맞춤훈련으로 메달 도전
이봉주가 만 38세의 나이에도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는 배경엔 오 감독의 한 치의 오차 없는 맞춤훈련이 있다. 한솥밥을 먹은 지 14년. 달리는 자세만 봐도 컨디션을 아는 오 감독이 있었기에 이봉주가 16일 열린 2008 서울국제마라톤대회 겸 제79회 동아마라톤대회에서 37번째 풀코스 완주를 할 수 있었다. 다른 선수들은 피로도 검사나 맥박 체크로 컨디션을 알 수 있지만 이봉주에 대해서는 “한번 뛰어봐” 하면 알 정도다.
웨이트트레이닝과 서킷트레이닝을 적절히 조화하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보강훈련, 그리고 40km 장거리 지구력 훈련까지. 풀코스 완주 전 3개월간의 훈련은 늘 이봉주를 ‘10년 전 이봉주’로 만들었다.
일본인 무라오 신예츠 코치가 전담하던 2004 서울국제마라톤 챔피언 이은정도 이젠 오 감독이 지도한다. 오 감독은 “은정이는 스피드가 좋아 지구력만 키우면 충분히 메달권이다. 최근 슬럼프를 딛고 정신적으로 성숙해 쑥쑥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 공부 또 공부
지금까지 각종 트레이닝방법론과 마라톤생리학 책을 섭렵한 것은 기본이고 처음 고지훈련을 실시할 때 20권이 넘는 고지훈련 관련 논문을 읽었다. 지금까지 12회의 고지훈련을 시도했는데 “고지에선 생리적 변화가 큰 데다 개인차가 커 특별 맞춤훈련을 하지 않으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그의 지론.
“마라톤은 정신력이 중요하다. 이봉주 이은정 같은 정신력을 가진 선수가 나타나지 않아 안타깝다.”
오 감독은 장애인시설 자원봉사 등 다양한 방법으로 선수들의 정신력을 다잡고 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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