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개성고(옛 부산상고) 3학년 박수환(사진)은 경기 후 삼진을 17개 잡았다는 말을 듣고 스스로 놀랐다. 그도 그럴 것이 8개가 본인의 한 경기 최다 삼진 기록이었기 때문이다.
오른손 언더핸드스로 투수인 박수환은 24일 군산상고전에서 선발로 나와 12이닝 동안 안타 3개와 볼넷 1개만을 내주며 1-0 승리를 이끌었다. 제62회 황금사자기 첫 완봉승의 주인공도 됐다.
“9회까지 던진 적은 있는데 연장까지 한 것은 처음이네요.” 그는 덤덤하게 웃었다. 공을 147개나 뿌렸지만 지친 기색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오늘 커브가 잘 들어갔어요. 또 포수가 리드를 잘 해줘서 삼진도 많이 잡고 경기 내용도 좋았던 것 같네요.”
박수환은 부산 토박이는 아니다. 서울 충암초등학교 2학년 때 야구를 시작했지만 아버지 사업 때문에 전북 군산, 경북 구미를 거쳐 부산으로 옮겼다. 하지만 글러브만은 놓지 않았다고.
서울-전북-경북-부산을 거친 박수환의 종착지는 어딜까? “프로에서는 (대구)삼성에서 뛰고 싶어요. 어릴 적부터 팬이었거든요.”
같은 언더핸드스로 투수인 이강철 KIA 투수코치를 가장 좋아한다는 박수환이 삼성에서 ‘제2의 이강철’로 불릴지 기대된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