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베이징 올림픽을 위한 성화가 티베트 독립을 요구하는 시위자들이 난입하는 소동 속에 24일 그리스 올림피아에서 채화됐다.
고대 그리스의 신들에게 제사를 지내는 여사제로 분장한 여배우 마리아 나플리오투가 전통 방식대로 햇빛으로 불을 채화해 2004 아테네 올림픽 태권도 은메달리스트인 알렉산드로스 니콜라이디스에게 건네 그리스 내 봉송구간을 돌기 시작했다. 니콜라이디스는 2004 아테네 올림픽 태권도 80kg 이상급 결승에서 한국의 문대성에게 패했던 선수. 이 성화는 31일 중국 베이징으로 옮겨간다.
베이징에서 다시 중앙아시아와 유럽을 거쳐 북·남아메리카와 아프리카 및 호주를 돌아 4월 27일 서울, 28일 평양을 지난 뒤 다시 동남아시아를 거쳐 중국으로 들어갈 예정이다. 총 130여일간 21개국 13만7000km를 달리는 긴 여정이다.
이번 성화 봉송의 주제는 ‘화합의 여행’. 그러나 행사는 티베트 독립을 요구하는 시위자들의 방해로 소란을 겪었다. 시위자 3명이 류치 중국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의 연설 도중 검은 깃발을 들고 뛰어들었으며 “인권 침해하는 베이징 올림픽을 보이콧하자”는 플래카드를 내보였고 일부는 마이크를 빼앗으려 했다. 곧이어 10여 명이 행사장 주변에서 온몸에 피를 연상시키는 붉은 칠을 하고 티베트 독립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류 위원장은 “올림픽 성화는 행복과 우정 및 평화의 기운을 전 세계 사람들에게 전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행사장에 참석한 자크 로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행사가 소동을 겪어 슬프다. 그러나 폭력사태가 일어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중국은 이번 성화 봉송의 하이라이트로 세계 최고봉 초모랑마(에베레스트의 티베트 이름) 정상에 성화를 올려 보낼 것을 계획하고 대대적인 중계 계획을 발표했으나 ‘티베트 사태’로 인해 예정대로 진행될지는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