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대결이 열린 26일 중국 상하이 훙커우스타디움 본부석 맞은편에선 흰 옷에 흰 모자를 쓴 북한 응원단 800여 명이 모여 응원전을 펼쳤다. 인공기를 흔들며 “조선 이겨라”를 외쳤다. 상하이는 물론 베이징과 단둥, 톈진 등 중국 전역에서 북한을 응원하러 온 사람들이다. 평양에서 온 사람도 있었다.
그런데 “어디에서 몇 명이나 왔느냐”는 질문에 한결같이 “우리는 몰라요”라는 답이 돌아왔다. “그런 것을 왜 묻느냐”고 퉁명스럽게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원래 북한 평양으로 예정되었던 경기가 상하이에서 열렸는데 느낌이 어떠냐”고 물었더니 단둥에서 온 40대의 한 남성은 “아, 그래요? 우린 그런 줄 몰랐는데…”라고 말했다. 그래서 “북한이 평양에서 태극기와 애국가를 절대 허용할 수 없다고 해 중립 지역인 중국 상하이로 오게 됐다”고 했더니 “그런 일이 있었군요”라며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어떻게 그것을 모르느냐”고 물었더니 “그런 것은 당국자들이나 알지 우리 같은 사람들이 어떻게 아느냐”고 말했다. 이름을 물어봤더니 “그런 것은 왜 묻느냐”고 퉁명스럽게 대꾸했다.
북한 응원단은 박수와 함성을 지르며 일사불란하게 응원전을 펼쳤지만 태극기를 흔들며 자유분방하게 “대∼한민국”을 외치는 한국의 팬들과는 다른 어색함이 느껴졌다.
상하이=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