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반짝반짝… “나는 光현!”

  • 입력 2008년 3월 29일 02시 59분


“반갑다! 프로야구” 팀당 126경기 7개월간의 열전 돌입

한국대표팀 에이스로 뜬 SK 김광현, 올시즌 몇승?

14일 대만 타이중 인터콘티넨털 구장. SK 김광현(20)은 1만9000여 관중의 함성에 파묻혀 있었다. 한국과 대만은 베이징 올림픽 본선 티켓을 확정한 상태였지만 자존심 대결을 벌이는 한가운데에 그가 있었다.

한국이 4-3으로 앞선 5회 2사 2루. 상대는 대만의 간판타자 창타이산. 볼카운트 2스트라이크 3볼. 김광현은 모자를 벗고 땀을 닦더니 특유의 살인 미소를 지어 보였다. 김광현의 왼손을 떠난 공은 빠르게 포수 미트로 파고들었다. 바깥쪽으로 낮게 깔린 직구. 창타이산의 방망이가 허공을 크게 휘두른 뒤 땅을 쳤다. 삼진 아웃. 김광현은 왼 주먹을 불끈 쥐며 더그아웃으로 들어갔다.

김광현은 한국야구대표팀의 6승 가운데 2승을 책임졌다. 11이닝 동안 4실점(2자책점)에 평균자책은 1.64.

2008시즌 프로야구가 29일 개막한다. 팀당 126경기를 치르는 7개월간의 대장정.

올 시즌 한국시리즈 2연패에 도전하는 SK의 중심투수로 떠오른 김광현은 아직도 그때의 짜릿함을 잊지 못한다. “중요한 타자를 잡았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아 저도 모르게 주먹에 힘이 들어갔어요. 올림픽 예선을 통해 시끄러운 곳에서 집중하는 법과 힘 있는 타자를 상대하는 요령을 배웠죠.”

김광현은 지난해 울다 웃었다. 페넌트레이스에서 3승 7패에 평균자책 3.62로 기대에 못 미쳤지만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상대 에이스 다니엘 리오스를 꺾었다. 코나미컵 1차전에서는 일본시리즈 챔피언 주니치를 꺾는 파란의 주인공이었다.

김광현은 올림픽 2차 예선 직후 왼팔 근육이 약간 뭉쳐 시범경기에 많이 등판하지 못했지만 몸 상태는 괜찮다고 말했다. 26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우리와의 연습경기에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해 2이닝을 무안타 무실점으로 막았다.

올 시즌 그의 목표는 ‘최대한 많이 던지는 것’이다.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 시즌 끝까지 마운드에 서고 싶다. 볼넷은 최대한 적게 주고 많은 이닝을 소화할 계획이다.

“김성근 감독님은 무서워요. 한 경기만 못 던져도 바로 바꾸기 때문에 긴장을 늦출 수가 없죠. 그래도 감독님 지시를 따르다 보니 실력이 늘더라고요.”


▲ 영상취재 : 동아일보 황태훈 기자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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