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정규리그 3위 GS칼텍스가 2007∼2008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챔피언 결정전에서 1위 흥국생명을 제압하고 정상에 오르자 ‘이변’이라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 하지만 GS칼텍스의 우승은 구단의 적극적인 투자 그리고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의 일치단결이 만들어 낸 결실이었다.
GS칼텍스는 시즌 전 베테랑 센터 정대영과 세터 이숙자를 현대건설에서 영입했다. 드래프트 최대어인 김민지와 나혜원 등 ‘거물 신예’가 있었지만 노장이 없어 조직력이 살아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신인 최대어 배유나까지 뽑았다.
GS칼텍스는 초반에 6연패를 당하는 등 초라한 성적표로 시즌을 시작했다. 정대영이 정규시즌 개막 열흘을 앞두고 충수염 수술을 받았고 라이트 나혜원과 리베로 남지연이 각각 허리 통증과 손가락 골절로 빠지는 등 주전들의 잇단 부상으로 힘을 쓰지 못했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이희완 감독까지 위암으로 병석에 누웠다.
그러나 정대영 등 부상 선수들이 컨디션을 회복해 돌아오면서부터 상승세를 탔다. 이성희 수석코치의 부드러운 카리스마도 선수들을 자극했다. 이 코치는 젊은 선수들을 인정하는 부드러움으로 체력과 전술을 함께 끌어 올렸다. 플레이오프에서 KT&G를 2연승으로 따돌린 데 이어 챔프전에서 흥국생명을 3승 1패로 제친 것도 이 코치의 체력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관리 덕분이었다.
GS칼텍스의 우승은 LG정유 시절 겨울리그 9연패 위업의 영광을 재현하는 신호탄이다. 또 흥국생명이 독주하던 여자배구에 활력소를 줄 것으로 보인다. GS칼텍스의 정대영은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한편 30일 열린 남자부 7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현대캐피탈은 2진을 내세운 정규리그 1위 삼성화재를 3-0(25-19, 25-11, 25-18)으로 완파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