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릴리프 보직’ 개막 엔트리 포함될 듯
“발표 났어요?”
30일(한국시간) 11만5300명이 운집한 LA 콜리세움에서 두번째 투수로 등판한 뒤 라커룸에서 기자들을 만난 LA 다저스 박찬호의 첫 반응이었다. 마치 수능시험 결과를 기다리는 수험생같았다. 이벤트성으로 만든 이날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시범경기가 박찬호에겐 개막전 엔트리 25명 포함여부가 걸려 있는 마지막 시험무대였다. 박찬호는 일단 제5선발에서 연봉 700만달러의 에스테반 로아이사에게 밀렸다. LA 다저스 조 토리 감독은 29일 “로아이사에게 5선발을 맡긴다”고 발표했다. 기량보다는 오로지 개런티된 연봉조건에서 밀린 것이다. 전반적인 시범경기 투구내용은 박찬호가 훨씬 낫다.
이날 같은 무대에서 선발 로아이사는 3이닝 4안타(2홈런) 5실점(2자책) 2삼진, 1볼넷. 구원으로 등판한 박찬호는 2.2이닝 4안타 2실점(2자책) 4삼진 2볼넷. 좌측 펜스가 턱없이 짧은데다 5명의 내야수가 수비를 펼쳐 투구내용으로는 판단할 수 없었다. 코칭스태프가 판단할 수 있는 경기였다.
박찬호의 2008시즌을 결정할 토리 감독은 경기 후 “매우 잘 던졌다”고 호평했다. 그러나 개막엔트리 진입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토리 감독이나, 네드 콜레티 단장 입장에서는 무 자르 듯이 엔트리 밖으로 내보낼 수도 없다.
현 분위기로서는 박찬호가 선발에서는 밀렸지만 롱릴리프 보직으로 개막 엔트리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박찬호는 “메이저리그에 잔류한다는 게 중요하고 기회를 잡을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며 불펜 잔류도 기꺼이 받아 들일 자세다.
박찬호는 올 시범경기에서 18.2이닝을 던져 10안타 5자책점 삼진 14 볼넷 8개로 평균 자책점 2.41을 마크, 빼어난 투구내용을 과시했다.
지난해 시범경기와 다른 점은 “올해는 볼이 낮게 제구돼 의도한대로 볼을 구사한 게 차이가 있었다”고 했다. 특히 “올 시범경기는 준비도 많이 했고 보람을 느꼈고 팬들 앞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줘 큰 성과가 있었다”고 자평했다. 박찬호의 개막엔트리 결정 여부는 31일 오전 발표된다. 만약 구단에 의해 트리플A로 결정될 경우 곧바로 프리에이전트가 될 수는 없다. 박찬호는 계약을 맺을 때 “마이너리그로 가더라도 5월15일까지는 다저스 선수로 있어야 하고 이후 프리에이전트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찬호는 6회초 투아웃 상황에서 토리 감독이 마운드에 올라와 교체한 이유는 “투구수 때문이었다”고 했다. 뉴욕의 브루클린에서 LA로 프랜차이즈를 옮긴지 50년이 돼 이벤트로 치른 이 게임은 야구 사상 최고 관중을 입장시키며 성황을 이뤘다. 보스턴이 7-4로 승리했다.
LA|문상열 통신원
역대 투수 계약부문 공동 8위?
AP통신 “5년 7500달러” 오보
박찬호 5년 계약, 7500만달러로 역대 메이저리그 투수 계약부문 공동 8위.
메이저리그 개막을 앞두고 AP통신이 그래픽으로 보도한 내용이다. 박찬호는 역대 투수 계약부문에서 2002-2006년 5년 동안 총 연봉 7500만달러에 계약해 페드로 마르티네스(보스턴 1998-2003년)와 같은 액수를 받은 것으로 돼 있다. 마르티네스의 계약은 6년이다.
그러나 이는 AP통신의 오보로 보인다. 박찬호는 텍사스 레인저스와 5년 계약에 총 연봉 6500만달러를 받았다. 물론 AP 보도처럼 7500만달러를 받았다면 그보다 좋을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