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이상 프로생활을 하면서 처음으로 당한 큰 부상이었어요. 재활 내내 옆을 지켜준 아내에게 정말 고맙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네요.”
FC서울의 공격수 김은중(29)이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김은중은 지난해 7월 일본 삿포로 전지훈련에서 오른쪽 무릎 십자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을 당하고 곧바로 독일에서 수술을 받은 후 9개월이라는 긴 시간 동안 그라운드에 서기를 학수고대하며 재활에 힘써왔다.
김은중은 3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대구와의 리그 3라운드 홈경기에 9개월 만에 선발 출격했다. 오랫 만의 출전이었지만 그의 골 감각은 녹슬지 않았다.
김은중은 팀이 0-1로 뒤지고 있던 전반 34분 문전 왼쪽에서 감각적인 헤딩슛으로 동점골을 터뜨렸다.
긴 재활 기간 동안 그에게 큰 힘을 준 것은 바로 아내 최윤정씨와 두 살 배기 딸 민서였다. 아내는 김은중이 독일에서 수술을 받고 재활을 받는 동안 한 시도 옆을 떠나지 않았다. 하루 세 끼 모두를 김은중의 입맛에 맞춰 음식을 내오는 등 묵묵히 그를 내조했다.
19세 이하 청소년대표 시절부터 환상의 콤비였던 이동국(29. 미들즈브러)과 같은 부위에 부상을 당했던 팀 선배 이민성(35) 역시 그에게 큰 도움을 줬다. 김은중은 “부상을 당한 후 가장 먼저 (이)동국에게 전화가 왔다. 6개월이면 모두 완치된다. 걱정말고 재활에 힘쓰라고 말해줬다”며 “(이)민성이 형도 많은 조언을 해줬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김은중의 몸 상태는 현재 100%는 아니다.
귀네슈 감독 역시 경기 후 “움직임은 좋았지만 체력적인 부분을 더 보완해야 한다”고 평했다. 더구나 현재 서울의 공격진은 김은중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을 만큼 차고 넘친다.
그러나 이런 치열한 경쟁이 김은중에게는 좋은 자극이다. 김은중은 “항상 경기에 나설 수 있는 준비를 하고 있다. 오늘도 준비가 되어있었기 때문에 이렇게 기회가 온 것 아니겠느냐”며 "앞으로 얼마나 정상 컨디션을 유지하느냐가 출전 여부의 관건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은 전반 32분 대구 에닝요에게 선취골을 내줬으나 전반 34분 김은중의 동점골로 균형을 맞춘 뒤 후반 12분 데얀의 페널티킥 결승골과 후반 34분 고명진의 쐐기골로 대구를 3-1로 꺾었다.
상암 |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사진 = 상암 | 김민성 기자 speedo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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