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집권당이 된 한나라당이 국회의원 공천을 두고 계보간, 소장파와 노장파간의 갈등과 반목을 벌이는 것을 지켜보는 국민들의 시각은 이명박 대통령에게 표를 준 사람이든 안준 사람이든 착잡하기만 할 것이다. 집권당의 불화에 이어 야당도 공천 내홍에 흔들리기는 마찬가지여서 정치인에 대한 비호감 수위는 더욱 높아질 것 같다.
몇 년전 방송에서 “정치인들이 국민들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것을 감안하면 스포츠가 주는 스트레스 해소는 크게 대조 된다”는 코멘트로 가벼운 시비를 불러일으킨 적이 있다. 우리 정치계는 페어플레이가 실종된지 오래되었고 (아니 처음부터 없었는지도 모른다) 갈수록 지능적인 더티플레이가 속출하고 있다. 이런 현상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정치인 중 팀에서 스포츠를 한 사람이 거의 없고, 팀 스포츠를 해보지 않은 사람에게 페어플레이를 기대하는 것 자체가 모순이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스포츠의 가장 큰 가치인 페어플레이의 중요성을 감안하면 신정부가 스포츠에 대한 관심을 보다 깊게 가질 필요가 있다. 특히 청소년들이 스포츠를 멀리하고, 커리큘럼에 체육이 빠진 현실을 감안하면 우리의 앞날은 결코 밝지만은 않다. 이런 현상이 계속 될 경우 정치계 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 걸쳐 페어플레이의 실종으로 그 대가를 크게 치르게 될 것이다.
신정부에 문화 체육 관광부, 체육담당 차관제 신설, 청와대에도 체육을 담당하는(겸직이지만) 비서관이 신설 되는 것을 보면서 많은 체육인들은 큰 박수를 보냈고 또 기대하는 바가 크다. 그러나 조직을 만들고 사람을 배치하는 부분도 중요하겠지만 전문가가 얼마나 많이 중용되느냐 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스포츠를 사랑하면서 개혁의지가 있는 인물이 적재적소에 배치 되어야 할 것이다.
많은 기대속에 창간호를 선보인 스포츠 동아가 사회 전반에 걸쳐 페어플레이가 정착 할 수 있도록 앞장서 주기를 바란다.
허구연 - 야구해설가, 초등학교 5학년부터 야구를 시작했다. 오랜 선수 생활을 거치면서 프로야구 감독, 코치, 해설 생활로 야구와 함께 살아가는 것을 즐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