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택 체육과학연구원 전문체육연구실 연구원 최현길기자 choihg2@donga.com
○ 상대를 불편하게 만든다
타이거 우즈의 연도별 파이널 라운드 평균타수를 분석해 보면 정말 경이롭다는 말 밖에는 달리 할 말이 없다. 2002년, 2005년, 2006년, 2007년 최종라운드 평균 타수 1위, 2000년, 2001년 최종라운드 평균타수 2위(500홀 이상일 때에는 1위), 그나마 13위와 15위를 기록한 2003년과 2004년에도 언더파를 기록했다.
2005년부터 2007년까지 열린 PGA 15경기의 최종 라운드 경기결과를 살펴보면, 2005마스터스 토너먼트대회를 제외한 14게임에서 우즈는 동반자보다 좋은 기록을 냈다. 이같은 현상을 두고 전 프로골퍼 조니 밀러는 “우즈는 상대를 불편하게 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
이 말은 우즈가 나쁘다는 뜻이 아니라 언제나 상대가 ‘나는 우즈보다 못하다’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라고 말했다. 즉, 우즈의 평균 타수는 68.25타이고, 다른 동반자의 평균 타수는 72.19라는 것을 보면, 우즈는 평상시 자신의 플레이를 유지한 반면에 다른 선수들은 우즈를 너무 의식한 나머지 자신의 평균기록 보다 나쁜 기록을 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동반자가 우즈로 인해 스스로 무너진 결과다. 우즈 입장에서야 '손 안대고 코 푼 파이널 라운드 ' 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흔들림 없는 강인한 심리기술 능력
우즈가 압박감이 더욱 높아지는 파이널 라운드에 평상심을 유지하면서 자신의 플레이를 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우즈의 강인한 심리기술 능력이다.
아마도 이런 ‘심리의 경쟁력’은 모든 스포츠 스타에게서 찾아볼 수 있는 강점이 아닐까 생각된다. 종이 한 장 차이인 골프기술 수준보다는 이런 심리 요인이 경기력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놀라운 사실이다.
물론 혹자는 “그렇다면 심리기술 훈련만 하면 평범한 선수가 슈퍼스타가 될 수 있느냐”고 묻곤 한다. 하지만 스포츠에서의 심리기술은 그들이 말하는 마법이 아닌 체력이나 기술과 같이 부단한 노력과 훈련으로 완성될 수 있다. 노력이 없이는 그 어떤 것도 얻을 수 없다는 것은 평범한 진리다.
○스포츠심리학자의 도움도 한 몫
그럼 우즈는 어떻게 강한 심리기술을 가지게 되었을까? 우즈의 뛰어난 심리기술 능력은 천재성에만 기인하지 않는다. 그의 부단한 노력의 결과이며, 스포츠심리학자의 역할도 한 몫을 한 것이다. 그의 전담 스포츠심리학자 제이 브란자는 우즈의 심리에 대해 “다른 최고의 챔피언들과 같이 우즈는 자신이 능력을 발휘해야 할 때 그 능력을 끄집어 낼 줄 안다.
또한 그는 자신의 열정과 기쁨을 위해 골프를 즐기기 때문에 결코 자신의 열정을 소진시키지 않을 것이다”라고 평가했다. 우즈의 뛰어난 마인드 컨트롤과 곁에서 심리기술 능력을 배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심리학자의 도움으로 우즈는 거의 완벽하게 자신을 조절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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