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를 앞둔 삼성의 안준호 감독은 웃고 있었다. 장창덕 구단주 대행 등 삼성 임원 10여 명이 경기장을 찾았다고 하자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여유를 보였다.
삼성이 LG에 2연승을 거두고 2005∼2006시즌 정규리그 2위로 4강에 직행한 이후 2년 만에 4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삼성은 1일 창원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LG와의 6강 플레이오프(3전 2선승제) 2차전에서 테렌스 레더가 34득점, 17리바운드로 맹활약한 데 힘입어 96-90으로 이겼다. 이원수는 3점슛 4개를 포함해 23점을 보탰다.
전날 KT&G에 무릎을 꿇은 SK에 이어 LG까지 2연패로 물러나면서 역대 24번 열린 6강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승리 팀이 4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확률은 95.9%(23번)로 높아졌다. ‘신산(神算)’으로 불리는 LG 신선우 감독의 ‘책략’은 통하지 않았다.
신 감독은 정규리그 모비스와의 마지막 경기를 사실상 포기하고 5위 대신 6위를 선택했다. 4강에 올라갈 경우 상대 전적에서 1승 5패로 크게 열세였던 동부와의 대결 대신 3승 3패로 팽팽했던 KCC와의 경기를 택했던 것. 하지만 4강에서 KCC를 만나기 위해서 먼저 넘어야 할 삼성의 벽이 너무 높았다.
삼성은 LG와의 1차전에서 오른쪽 발목을 다친 주전 강혁이 출전하지 못했지만 이상민 이정석 이원수 등 ‘최강 가드진’을 앞세워 초반부터 기선을 잡았다.
1쿼터를 23-18로 앞선 삼성은 이규섭이 2쿼터 종료와 함께 2점슛을 터뜨려 52-32, 20점 차로 달아나며 승기를 잡았다.
LG도 쉽게 포기하지는 않았다. 3쿼터를 59-71로 마친 LG는 4쿼터 오다티 블랭슨(23득점)과 이현민(13득점)의 3점슛이 폭발한 데 힘입어 경기 종료 1분 44초를 남기고 80-86, 6점 차까지 따라붙었지만 전반에 벌어진 점수 차가 너무 컸다.
LG는 1차전에서 2점만 넣었던 현주엽이 13점을 넣으며 제 몫을 했지만 1차전에서 4득점에 그쳤던 조상현이 2차전에서도 3득점으로 부진한 게 아쉬웠다.
5전 3선승제의 4강 플레이오프는 5일 원주에서 동부와 KT&G의 대결로 막을 올린다.
창원=이승건 기자 why@donga.com
▽6강 플레이오프 2차전(삼성 2승) | |||||
- | 1Q | 2Q | 3Q | 4Q | 합계 |
삼성 | 23 | 29 | 19 | 25 | 96 |
LG | 18 | 14 | 27 | 31 | 9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