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삼성 선동렬(사진) 감독은 모교 광주일고가 지난달 31일 제62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우승한 게 정성철, 장민제 등 뛰어난 투수가 꾸준히 나온 덕분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리고 하나 더. 광주일고 허세환 감독의 지도력이 우승 원동력이라고 평가했다. 선 감독은 1일 허 감독에게 전화를 걸어 “감독을 맡아 황금사자기 대회에서만 두 번이나 우승을 이끄느라 고생이 많았다”고 축하 인사를 건넸다.
둘은 광주일고 동기. 선 감독은 투수, 허 감독은 타자로 1980년대 야구 명문 광주일고의 전성시대를 열었다. 1980년 황금사자기 대회 결승에서 박노준(우리 히어로즈 단장)과 김건우(한국야구위원회 육성분과위원)의 선린상고에 3-5로 져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그해 대통령배 대회 우승을 합작했다.
고교 졸업 후 두 사람의 야구 인생은 극과 극을 달렸다. 선 감독은 고려대와 프로 무대에서 맹활약하며 ‘국보급 투수’로 자리 잡았고 삼성에서 감독 데뷔 첫해인 2005년부터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반면 허 감독은 인하대 재학 시절 연습경기를 하다 아킬레스힘줄이 끊어지면서 2년간 선수 생활을 접어야 했다.
“허 감독은 부상 후유증으로 프로 진출도 포기해야만 했어요. 그런 허 감독이 선수로 이루지 못한 꿈을 모교 사령탑으로 이룬 셈이죠.”
선 감독에게 언젠가 모교 감독을 맡을 생각이 있느냐고 묻자 “다른 사람도 많은데 뭘”이라며 웃어넘겼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