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에도 오전 4시에야 겨우 잠들 수 있었다. 전날 밤 원주에서 열린 동부와의 4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40분을 거의 다 뛴 뒤 연고지 안양으로 이동했기에 몸은 천근만근이었지만 좀처럼 눈이 감기지 않았다. 평소 카페인이 들어간 음료를 멀리해도 별 효과는 없었다.
“주위의 기대도 많고 코트에서 어떻게 해야 하나 골똘히 생각하다 보면 창밖이 환해져요.”
특히 주희정은 6강 플레이오프에서 부산 동아고 7년 후배인 SK 김태술과 자주 비교되면서 스트레스가 심했다.
고려대 중퇴 후 나래(현 동부)에서 프로에 데뷔한 그는 11시즌 연속 뛰며 어느새 고참이 됐다. 삼성 시절인 2001년 우승할 때만 해도 이창수 문경은 등 까마득한 선배들 밑에서 배우는 처지였지만 이젠 중요한 무대에서 후배들을 이끌어야 하는 데 따른 책임감도 불면증의 또 다른 이유.
플레이오프 들어 김주성(동부) 서장훈(KCC) 등도 ‘올빼미’의 대열에 들어갔다.
“빨리 시즌이 끝났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발 쭉 뻗고 잘 수 있을 것 같아요.”
주희정은 코트 밖에서 잠과 또 다른 싸움을 하고 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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