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권총’ 찬 삼성 ‘허리가 든든’

  • 입력 2008년 4월 15일 08시 29분


개막 후 2주가 지났을 뿐인데 예년과 달리 시즌 초반부터 각 팀 명암이 뚜렷하게 엇갈리고 있다. 팀당 13~14 게임을 치른 14일 현재, 1위 롯데와 4위 우리의 승차는 2게임. 5위 두산과 8위 KIA의 차이도 2게임이지만 우리와 두산의 차이는 3게임이나 된다. 승률 5할 이상의 4강, 5할 이하 4약의 모양새. 시즌 초반 8개 구단 상태를 보여주는 각종 기록을 살펴봤다.

○대타타율 0으로 본 롯데의 힘

13게임에서 10승3패로 단독 1위에 올라 있는 롯데의 올 시즌 팀 대타타율은 0이다. 세 타자가 한번씩 타석에 나섰는데 모두 실패했다. 대타성공율 0에도 롯데가 1위를 달릴 수 있는 건 그만큼 선발 라인업이 최상 전력을 보였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롯데는 선발 투수들이 8승2패, 방어율 3.81로 8개 구단 중 승수를 가장 많이 챙겼다.

득점권 타율이 무려 0.321에 이르고 게임당 평균 득점이 6점이나 된다. 투수들은 잘 막고 타자들은 잘 때리니 성적이 좋을 수밖에 없다. 특히 롯데 타자들은 6회까지 타율 0.324로 일찌감치 승부를 결정짓는 ‘초반에 화끈한 팀’으로 자리매김했다.

○방망이는 우리가 최고?

우리는 3할에 가까운 타율 0.298로 8개 구단 중 최고를 자랑하고 있다. 팀 도루수가 단 2개에 불과하고 도루실패가 무려 9개나 되지만 장타율 0.438(1위)의 막강 화력으로 예상 밖 선전을 계속하고 있다. 대타성공율도 0.400으로 최고.

○퀄리티스타트=승리, SK 승률 100

탄탄한 공수짜임새를 자랑하는 SK는 올 시즌 세 번의 연장전에서 모두 승리, 막강 뒷심을 보여주고 있다. 더 눈길을 끄는 건 선발 투수가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한 8게임에서 모두 승리했다는 사실. 삼성도 3전 3승이지만 여덟 번 중 한번도 패하지 않았다는 점은 특이할 정도다. 롯데는 퀄리티스타트 때 5승1패를 기록했는데 퀄리티스타트가 아닐 때에도 5승2패를 거뒀다. 마운드가 안 좋아도 방망이로 해결했다는 걸 볼 수 있다.

○삼성의 힘은 역시 허리

롯데(3.16)에 이어 방어율 2위에 올라 있는 삼성(3.23)은 ‘막강 불펜’이 상승 페이스의 원동력이다. 선발 투수 성적은 5승4패, 방어율 4.33으로 그저 그렇지만 구원투수는 4승무패, 방어율 2.06의 빼어난 성적을 거뒀다. 권혁, 권오준 ‘쌍권총’과 오승환이란 발군의 마무리를 보유한 덕이다..

○연패 아니면 연승? 두산은 도깨비팀?

‘두산 육상단’이란 별명처럼 26도루로 빼어난 기동력을 자랑하고 있지만 두산은 연승연패를 반복하는 ‘도깨비 팀’이기도 하다. 개막 후 2연승을 한 뒤 내리 6연패로 고꾸라졌고, 다시 3연승으로 분위기를 탔지만 지난 주말 LG에 2연패로 주저 앉았다. 연패는 한번도 없고 4연승, 3연승을 한번씩 기록한 롯데와는 역시 차이가 크다.

○안방에서 작아지는 LG

LG는 6번의 홈 게임에서 단 한번만 웃었을 뿐 나머지 5게임서는 모두 패했다. 두산과의 ‘잠실 원정’경기에서는 그나마 2승1패로 우위를 보였지만 안방인 잠실 승률 0.167은 턱없이 기대에 모자라다. 꼴찌 KIA도 홈에서는 무려(?) 0.400의 승률을 얻었는데 말이다. LG와 달리 롯데와 SK, 상위권 두 팀은 각각 0.833, 0.800의 홈 승률을 기록했다.

○물먹은 다이너마이트 타선, 한화

팀 방어율 꼴찌(5.47)인 한화의 고민은 사실 마운드보다는 방망이쪽에 있다. 한화는 홈런 13개로 롯데, 우리와 함께 공동 1위에 올라있지만 타율은 0.228로 제일 처진다. 삼진수는 95개로 가장 많다. 한화는 마운드가 아닌 방망이로 승부하는 팀이라 걱정은 더 클 수밖에…. 출루율도 0.302로 꼴찌다.

○총체적 난국에 빠진 KIA

지난 주말 사직 롯데전에서 3연속게임 역전패를 당하는 등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고 있는 최하위 KIA. 별다른 해결책이 없다는데 더 큰 문제점이 있다. 홈런수가 고작 4개인 KIA는 전체적인 팀 타선이 무기력증에 빠져 있다. 선발 투수가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한 6게임 중에서 2승을 거뒀을 뿐 4게임에선 졌다.

선발 투수 방어율 3.68로 2위지만 선발 투수가 거둔 승수는 고작 2승(7패) 뿐이다. 1점차 승부 3게임에서 모두 패했을 정도로 뒷심은 뒷심대로 떨어진다. 여러 데이터로 볼 때 꼴찌일 수밖에 없는 셈이다.

김도헌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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