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슷하지만 전혀 다른 수치. 앞의 것은 올해 창단한 우리의 목동구장 9경기 ‘총 관중 수’, 뒤의 것은 롯데 사직구장의 7경기 ‘평균 관중 수’다.
신생팀이라고는 하지만 서울 연고 팀치고는 너무 관중이 적다. 이런 상황에서도 우리가 웃을 수 있는 이유가 있다. 아직은 작은 규모이지만 열렬 팬들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 팬들은 인터넷 포털 사이트를 중심으로 2000여 명이 활동하고 있다. 이 중 한 곳이 네이버 카페의 ‘우리 히어로즈 서포터즈’. 개설 한 달을 갓 넘긴 이곳엔 650여 명의 회원이 활동 중이다.
이곳의 대다수 회원에겐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사는 곳이 서울 강서 쪽이다. 서부 벨트를 연고로 둔 우리에는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회원의 절반이 현대에서 넘어온 경우지만 나머지 절반은 원래 다른 팀 팬이었다.
회장 변인현(26) 씨는 24년간 강서구 등촌동에서 살아온 지역 주민. 그는 롯데 팬이었지만 올해 목동에 둥지를 튼 우리를 응원하게 됐다. 그는 “내가 있는 지역에 팀이 생겼는데 우리를 응원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목동 홈경기가 열릴 때 모이는 회원은 아직은 20여 명에 불과하다. 아직 제대로 된 조직이나 응원도구도 없다. 그래도 14일 한화와의 원정경기에는 10명이 처음으로 원정 응원을 갔다. 5월에 있을 롯데 원정경기엔 좀 더 많은 사람이 전세버스로 내려갈 예정이다.
우리는 시즌 초 선수 연봉 대폭 삭감 등 문제만 일으키는 팀이라는 따가운 시선을 받았다. 그래도 우리의 초반 돌풍은 팬들에게 큰 힘이 됐다. 이들은 “선수들이 좋은 경기를 보여주는 것만으로 행복하다”고 말했다.
네이밍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우리는 계약이 끝나는 3년 뒤 우리라는 팀명이 사라질지도 모른다. 이에 대해 팬들은 “히어로즈라는 팀명은 계속 존재할 것이다. 스폰서가 바뀐다고 팬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우리 팬들은 팀이 서울 강서 쪽을 연고로 둔 첫 스포츠 팀이라는 데 큰 의미를 둔다. 지금껏 이곳은 고교 야구팀이 거의 없는 등 야구 인프라스트럭처가 부족한 곳이었다. 그만큼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는 것이다.
이들이 우리에 바라는 것은 간단하다. 이들은 “지역을 바탕으로 한 풀뿌리 활동으로 100년, 200년이 지나도 변함없는 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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