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프로배구 V리그 시상식이 열린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만난 현대캐피탈 김호철(55·사진) 감독은 요즘 근황을 묻자 이렇게 말했다. 13일 삼성화재와의 챔피언결정전에서 3패로 준우승에 그친 지 8일 만의 외출.
김 감독은 이날 행사에서 조연이었지만 편안한 모습이었다. 우승을 차지한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에게 박수를 보냈고 아내와 함께 배구인들과 인사를 나눴다. 신인왕에 오른 현대캐피탈 임시형에게 꽃다발을 건네며 “고생 많았다”며 어깨를 두드려주기도 했다.
겨울리그 3연패를 이루지 못한 아쉬움은 없을까. “이제는 대한항공, LIG손해보험 등 다른 팀들도 우승을 해 봐야죠. 특정 팀이 독주하면 재미없잖아요.”(웃음)
그러면서도 김 감독은 “다시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겨울리그 2년 연속 우승의 추억과 이번 챔피언결정 3차전에서의 일본인 심판 오심 논란을 모두 잊고 처음처럼 뛰겠다는 얘기였다.
김 감독은 이달 말 이탈리아로 건너가 한 달 동안 휴식을 취할 예정이다. 하지만 그는 벌써 2008∼2009 시즌 구상을 시작했다. 기대에 못 미쳤던 브라질 용병 로드리고 로드리게스는 퇴출시키기로 결정했다. 겨울리그 2연패 주역이었던 숀 루니의 영입을 검토했지만 러시아 리그에서 무릎 부상을 당해 포기했다. 그 대신 이탈리아의 A급 용병을 물색할 계획이다.
김 감독은 “용병을 구하지 못해 악전고투한 실수를 다시는 반복하지 않겠다”며 활짝 웃었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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