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총장 승인 여부로 평행선을 긋고 있는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가 마지막 갈등 봉합 기회마저 놓쳤다.
24일로 예정됐던 유인촌 문화체육부 장관과 김정길 체육회장의 회동이 하루 전 전격적으로 취소됐기 때문이다.
유인촌 장관과 김정길 체육회장은 24일 서울 시내 모 호텔에서 오찬회동을 갖고 체육계 현안들을 논의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문화부는 23일 오전 체육회에 “장관께서 다른 급한 일이 생겼다”며 약속 취소를 통보했다. 체육회 이사회가 만장일치로 추대한 구안숙 사무총장 내정자에 대해 최근 문화부가 ‘미국 영주권자인데다 절차적 하자가 있다’며 승인을 거부하면서 불거진 갈등을 봉합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가 무산된 것이다.
이처럼 하루 전 회동이 전격 취소된 이유는 구안숙 내정자를 사무총장으로 재임명하려는 김 회장의 의사를 여러 경로를 통해 파악한 문화부가 ‘현 시점에서는 회동이 무의미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17일 최종학 체육국장을 김정길 회장에게 보내 유인촌 장관과의 오찬회동을 주선케 했으나 사퇴까지 염두에 둔 김 회장이 강경 입장을 굽히지 않자 부담감을 느낀 것이다. 회동 직후인 25일 체육회 이사회가 열리는 일정도 난처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올림픽 개막이 불과 10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체육회와 문화부의 갈등이 장기화한다면 스포츠 외교역량에도 심각한 타격이 우려된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