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검다리]장미란 “가족은 나의 힘”

  • 입력 2008년 4월 26일 02시 58분


평소 “언니가 잘되는 것이 더 좋다”고 말하는 장미란(왼쪽)의 동생 장미령(오른쪽). 동아일보 자료 사진
평소 “언니가 잘되는 것이 더 좋다”고 말하는 장미란(왼쪽)의 동생 장미령(오른쪽). 동아일보 자료 사진
“언니, 힘내! 긴장하지 마.”

24일 포항체육관에서 열린 베이징 올림픽 역도 대표 선발전. 여자 최중량급(75kg 이상)에 출전한 장미란(25·고양시청)은 의자에 앉아 심호흡을 하고 있었다.

오승우 감독과 코치에게 둘러싸인 그의 옆에는 닮은 얼굴을 한 여성이 장미란의 어깨에 수건을 얹어주며 말을 건네고 있었다. 장미란의 동생 장미령(23·고양시청)은 이날 도우미를 자청하며 훈련과 경기 내내 언니의 곁에 있었다.

역시 역도선수인 장미령은 발목 부상으로 베이징 올림픽에 함께 나가는 꿈을 접었지만 그 대신 언니의 금메달 꿈을 옆에서 돕고 있다.

장미령은 훈련 시간에 바벨을 옮기고 중량을 달아주는 궂은일을 도맡았다. 오 감독은 “장미란도 미령이가 있을 때 심리적인 안정을 얻는 것 같다”고 밝혔다.

장미란의 아버지 장호철(54) 씨도 이날 경기장에 나와 딸을 응원했다. 장 씨는 “중국에서 온 역도 관계자들이 미란이의 경기를 비디오로 찍어 갔다”고 전했다.

장미란의 곁을 든든히 지키고 있는 가족이 있어서일까. 그는 용상에서 183kg을 들어 올리며 비공인 세계 신기록을 작성했다. 장미란의 힘은 사랑이 가득한 ‘가족’이 원천이었다.

포항=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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