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이면 불패’ 퍼거슨도 웃었다

  • 입력 2008년 5월 1일 08시 33분


‘지성이면 감천’이란 옛 말이 있다. 정성이 지극하면 하늘도 감동한다는 얘기다. 이제부터 팬들은 다른 의미도 찾아볼 법 하다. 조금은 억지스럽긴 해도 ‘(박)지성이면 불패’라고. 그가 출격하는 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무패가 보장됐기 때문이다.

박지성(27)이 또 비상했다. FC 바르셀로나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서 풀타임을 뛰며 팀 통산 세 번째 결승 진출을 일궈냈다. 눈여볼 점은 박지성이 출전하면 맨유가 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진정한 승리 보증수표인 셈이다.

박지성은 올해 12번 선발로 나서 11승(1무)을 올렸다. 작년까지 포함하면 25경기 연속 무패(23승2무)를 기록했으니 부연설명이 필요없다.

퍼거슨 감독은 ‘더블(챔스-EPL)’ 석권의 기로에 놓인 중요한 승부, 지난 주말 첼시와 리그 원정전서 박지성을 출전시키지 않았다.

경기 이틀전 AS 로마(이탈리아)와 챔스 8강을 뛴 선수에 대한 배려였다. 퍼거슨 감독은 경기 후 “팀 로테이션으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밝혔다. 바꿔 말해 박지성을 이번 경기를 위해 아껴뒀다는 의미다.

부상으로 조금 늦게 합류했으나 퍼거슨 감독은 박지성을 믿었다. 그리고 선수도 실력으로 보답했다. 맨유 유니폼을 입고 박지성이 챔스에서 패한 기억은 꼭 한번. 2005년 12월8일 벤피카(포르투갈)와 대회 조별예선 최종전서 1-2로 무너진 것이다. 당시 박지성은 후반 21분 교체 투입됐었다.

박지성은 5월22일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서 열릴 ‘꿈의 향연’ 결승전에 설 가능성이 높다.

한국 선수 최초다. 아시아권에선 알리 다에이(이란)가 바이에른뮌헨 시절, 결승에 오른 적이 있지만 출전은 못했다.

프리미어리그와 챔스 동시 제패. 박지성은 바르셀로나전이 끝난 뒤 “결승에서 뛰는 날이 기다려진다”고 했다. 하늘도 감동시키는 박지성의 꿈★은 틀림없이 이뤄진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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