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면 끝장” 팀 마다 ‘마운드 수혈’ V 배수진
‘지옥의 레이스’가 펼쳐진다. 2008프로야구의 초반 판도를 가늠할 ‘휴식일 없는 9연전’이다. 올해는 어린이날이 월요일인 관계로 이처럼 9연전이 편성됐다. ‘어린이에게 꿈을’이라는 캐치프레이즈로 출범한 프로야구이기에 어린이날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던 것이다. 일찌감치 예정돼 있던 9연전이지만 각 팀에는 비상이 걸렸다. 이번에 밀리면 자칫 한해 농사를 그르칠 수도 있다는 절박감 때문이다.
○‘마르지 않는 샘’은 없다!
관건은 역시 마운드 운용이다. 선발과 불펜을 가릴 것 없이 마운드가 안정된 팀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9연전에 대비해 각 팀은 1군 엔트리 26명 가운데 투수의 숫자를 기존 11명에서 12명으로 한명씩 더 늘릴 방침이다. 삼성은 이미 메이저리그 출신 조진호를 1군으로 불러올렸다. 두산은 아내의 출산을 지켜보기 위해 잠시 미국으로 떠났던 개리 레스, KIA는 2군으로 강등시켰던 호세 리마를 9연전 도중 1군으로 올리면서 한시적으로 투수 엔트리를 12명으로 확대·운용한다. 롱릴리프를 중용해 불펜의 소진도 최소화할 전망이다. 3점대 팀 방어율을 자랑하는 SK와 삼성, 영건들이 즐비한 두산이 마운드에서는 강점을 지니고 있어 상대적으로 투수진 운용에 여유가 있다.
○롯데, 9연전의 산 넘어야 가을잔치도 보인다!
이동거리를 기준으로 9연전 일정의 유·불리를 살펴보면 롯데(광주∼사직∼잠실)가 최악이다. 반면 두산과 우리는 서울에서만 9연전을 치르는 절대적으로 편안한 일정이다. 롯데로서는 대진도 껄끄럽다. 광주에서 만날 KIA에는 시즌 상대전적에서 3승무패로 우위에 있지만 다음에 상대할 한화와 두산이 문제다. 한화의 방망이, 두산의 마운드가 부담스럽다. 5할 이상의 승률로 9연전을 마친다면 본전치기, 아니 그 이상일 수 있다.
○밀리면 끝장, 배수진도 불사!
LG와 KIA는 다급하다. 이 두 팀은 방망이, 마운드 모두 총체적으로 부진하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9연전을 통해 반전의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 LG는 승패의 차가 아직 ‘-4’에 불과해 조금은 형편이 나아 보이지만 팀 안팎에서는 위태롭게 바라본다. 9연전마저도 승률 5할 아래서 헤매면 진짜 위험해진다. 나머지 팀들도 9연전에서 최소 5할 승률을 겨냥한다. 9연전이 2차례나 펼쳐진 2006년, 초반 선두권을 달리던 롯데는 1승14패의 부진이 결정타로 작용해 5위로 시즌을 마감할 수밖에 없었다. 시즌 초반은 물론 전반의 판도를 좌우할 운명의 9연전이 도사리고 있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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