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에…” 파란만장 조진호 감격승

  • 입력 2008년 5월 5일 02시 59분


아직 죽지 않았다삼성 조진호가 한화전에서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조진호는 6이닝 동안 4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약 4년 8개월 만에 승리투수가 됐다. 대구=연합뉴스
아직 죽지 않았다
삼성 조진호가 한화전에서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조진호는 6이닝 동안 4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약 4년 8개월 만에 승리투수가 됐다. 대구=연합뉴스
메이저리그 방출-병역파문 딛고 기사회생 신호탄

한화전서 6이닝 4안타 무실점… 삼성 4-2로 승리

꼭 10년 전인 1998년 5월. 그는 제2의 박찬호였다.

원광대를 졸업하고 그해 3월 보스턴 유니폼을 입은 조진호는 100일 만에 메이저리거로 발탁됐다.

미국의 독립기념일인 7월 4일 홈 팬들 앞에서 시카고 화이트삭스전 선발로 나가 최고 시속 150km의 강속구를 뿌리며 6이닝 6안타 1실점을 기록했다. 팀이 0-3으로 져 패전 투수가 됐지만 그의 데뷔전은 강한 인상을 남겼고 이듬해에는 빅리그에서 2승을 거뒀다.

하지만 제2의 박찬호는 거기까지였다. 2000년부터 허리 부상이 심해져 제대로 던질 수가 없었고 2002년 방출됐다. 13경기에 11번 선발로 나가 2승 6패, 평균자책 6.52가 메이저리그 통산 성적.

조진호는 한국으로 돌아와 SK 유니폼을 입었지만 2003년 4승 5패로 기대에 못 미쳤다.

그리고 이듬해 프로야구를 강타한 병역 파문에 연루돼 실형을 선고받았다. 브로커를 통해 면제를 받으려 했던 게 화근이었다.

8개월의 수감 생활. 인생의 나락으로 떨어졌지만 조진호는 야구를 포기하지 않았다.

꾸준히 운동을 했고 출소 뒤에는 공익근무요원으로 일하며 틈틈이 공을 던졌다. 지난해 9월 병역을 마친 뒤 삼성의 테스트를 받았고 연봉 5000만 원에 계약했다.

보스턴에 입단할 때 85만 달러(약 8억5000만 원)를 받았던 그였다.

그리고 2008년 5월 4일. 조진호가 한화를 상대로 시즌 데뷔전을 치렀다.

2군 4경기에서 3패로 좋지 않았지만 3일부터 시작된 ‘죽음의 9연전’을 앞두고 최근 선발에 합류했다. 10년 전 미국에서와 마찬가지로 6이닝을 던졌고 4안타 무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SK 소속이던 2003년 8월 22일 롯데전 이후 약 4년 8개월 만에 맛보는 승리였다. 삼성은 최형우의 솔로 홈런과 박석민의 2타점 적시타 등을 앞세워 4-2로 이겼다. 한화는 3연패.

새로운 야구 인생의 막을 올린 조진호는 “아직 떨린다. 2군에서 안 좋았는데 기회를 준 선동렬 감독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선 감독은 “아주 잘 던졌다”고 화답했다.

두산은 전날에 이어 선발 전원 안타(15안타)를 터뜨리며 LG를 8-3으로 꺾었다. 4연승을 달리며 5할 승률에 복귀한 두산은 한화를 끌어내리고 4위가 됐다. LG는 3연패.

우리는 선두 SK를 6-1로 눌렀다. 우리 선발 김수경은 역대 10번째로 통산 1200탈삼진을 채우며 시즌 첫 승을 챙겼다. SK는 홈 연승 행진을 ‘12’에서 마감했다.

KIA와 롯데의 광주경기는 비로 취소됐다.


▼영상 취재 : 황태훈 기자

▽잠실(두산 3승 2패)
두산8102300002
L G3002001000
[승]이승학(선발·3승 3패) [패]브라운(선발·1승 4패) [홈]최동수(3회 2점·5호·LG)
▽문학(우리 2승 3패)
우리6000003120
S K1010000000
[승]김수경(선발·1승) [패]송은범(선발·2승 2패) [홈]강병식(6회 2점·1호·우리)
▽대구(삼성 4승 1패)
한화2000000020
삼성400000130x
[승]조진호(선발·1승) [세]오승환(8회·1패 9세) [패]정민철(선발·2승 3패) [홈]최형우(7회·3호·삼성) 김민재(8회 2점·1호·한화

▽3일 전적
삼성13-5한화
KIA4-2롯데
두산16-4LG
SK2-0우리

팀 순위 (4일)
순위승률승차
SK2270.759-
롯데15110.5775.5
삼성16140.5336.5
두산14140.5007.5
한화15160.4848.0
우리14160.4678.5
LG12190.38711.0
KIA9200.31013.0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영상 취재 : 황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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