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광주 KIA전을 앞둔 롯데 덕아웃. 투수진 기둥인 손민한은 이날 KIA 서재응과 맞대결을 앞둔 송승준에게 조언을 하다 옆에 장원준이 있는 걸 보더니 취재진에게 대뜸 한마디 했다.
“(류)현진이보다도, (김)광현이보다도 원준이가 나아요. 롯데 장원준이 최고라고, 젊은 왼손 중에서 최고 에이스라고 기사 좀 써 주세요.”
손민한의 ‘장원준 예찬’은 한 동안 계속됐다. “내가 보기에 둘 보다도 원준이가 구위나 컨트롤, 모든 부분에서 낫다. 올림픽 대표팀에 꼭 들어갔으면 좋겠다”는게 그의 말.
객관적인 성적에서 장원준이 한화 류현진이나 SK 김광현보다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손민한이 ‘장원준 최고’라고 유독 강조한 건 물론 최근 컨디션이 좋지 않은 후배의 기를 살려주기 위해서다. 더구나 장원준은 6일 사직 홈 경기서 한화 류현진과 맞대결이 예정돼 있어 의도적으로 힘을 주려는 의도였다.
옆에서 하늘 같은 선배의 ‘입 바른(?)’ 칭찬을 말없이 지켜보던 장원준. 금세 얼굴이 빨개지더니 손민한에게 죽어가는 목소리로 한마디 건넸다. “쑥스러워요. 내일 잘 할테니까, 이제 그만하세요.”
손민한은 소기의 성과(?)를 다 했다는 듯 그제서야 “내일 잘 할거야”라며 장원준의 어깨를 툭 치고 그라운드로 다시 향했다.
광주=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