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버릇 달라도 ‘어제같은 오늘’ 연마

  • 입력 2008년 5월 6일 09시 29분


4월30일, 최종1차평가전. 선수들의 활 쏘는 모습이 조금씩 다르다. 박성현은 사선에서 가장 먼저 뒤돌아선다. 남자선수 중에는 임동현이 활을 빨리 쏘는 편. 반면, 윤옥희는 최대한 신중을 기한다. 장영술 감독은 “빨리 쏜다는 것은 그만큼 자신감이 있다는 이야기”라면서 “하지만 스타일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일정하게만 쏜다면 신중한 것도 문제는 없다”고 했다. 장 감독은 단지 김재형이 평소보다 현을 오래 잡고 있는 것을 지적했다.

곽예지는 화살을 쏠 때마다 뒤를 돌아본다. 망원경으로 표적을 주시하고 있는 코치의 조언에 따라 다음 화살을 준비하려는 것. 곽예지는 “예전부터 해 오던 버릇”이라면서 “아직 언니들보다 부족해서”라며 웃었다. 주현정은 “얼굴에서 경기를 잘했는지 못했는지가 다 드러난다”고 했다. 시종일관 밝았던 주현정, 알고 보니 첫째 날 1위. 박경모는 유일하게 선글라스를 끼고 사선에 선다. 패션에도 신경을 쓰느냐고 물었더니 “도수가 있다”고 했다. 박경모의 시력은 0.7. 눈부심을 방지하는 것은 덤이다. 하지만 개인을 놓고 보면 ‘어제와 같은 오늘’을 만들어내는 싸움이다. 이창환은 “양궁은 항상 일정하게 놓는 감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훈련이 자칫 지루할 수도 있다”면서 “조금 더 나아지고 있다는 것에 재미를 느껴야만 슬럼프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고 했다.

스타일은 달라도 목표는 하나다. 하지만 가장 큰 걸림돌은 ‘당연히 금메달’이라는 부담감. 윤옥희는 “월드컵 이후 주변 반응에 솔직히 서운했다”고 털어놓았다. ‘당연히’라는 말은 또 다른 이름의 무관심이다. 지금, 한국양궁에 따뜻한 격려를.

태릉=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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