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다섯살 약초 캐는 소년
중국 쓰촨 성 미답봉 원정대 베이스캠프(3900m)가 있는 간쯔자치주 신싱 궁가 산 일대의 날씨 변화는 이 지역 약초꾼들의 움직임을 살펴보면 알 수 있다. 약초꾼들이 무리 지어 산을 오르면 날씨가 좋아진다는 징조이고 반대로 약초꾼들이 산을 내려가면 다음 날부터는 십중팔구 날씨가 나빠지기 마련. 맑은 날이면 약초꾼들은 산기슭에 빽빽이 달라붙어 땅을 기다시피 하며 약초를 찾는다.
4월 중순부터 5월 말까지는 동충하초의 철이다. 동충하초는 나방의 애벌레에 버섯균이 붙어 만들어지는 버섯류의 일종으로 폐와 신장 등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이들 약초꾼 무리 중에 마오준표(15) 군도 끼어 있다. 집은 베이스캠프에서 산 아래로 걸어 6시간 거리의 마을에 있고 한창 학교를 다닐 나이지만 마오 군은 요즘 친구 2명과 함께 베이스캠프 근처 비닐 움막에서 지낸다. 일찌감치 학교를 접고 약초꾼의 길로 나선 것이다.
이 지역 약초꾼들은 동충하초의 철이면 산속 움막에서 한 달 이상 지내며 동충하초를 캔다. 돌을 쌓아 올려 바람을 막고 나뭇가지 몇 개를 기둥 삼아 그 위에 비닐을 덮은 움막은 초라하기 그지없다. 그는 “학교를 그만둔 지 1년 넘었다. 공부는 재미없다. 나보다 먼저 학교를 그만두고 약초 캐기에 나선 친구들은 약초 벌이로 돈도 많고 고급 담배를 피워 부러웠다”고 말했다.
온종일 산을 헤매지만 하루에 캐는 동충하초는 고작 2개 정도. 약초 도매상들은 동충하초 1개를 품질에 따라 22∼40위안(약 3200∼5800원)에 매입한다. 마오 군이 하루 2개씩 한 달을 캐면 1000위안 이상을 벌수 있다. 쓰촨 성 청두 시의 노동자 한 달 평균 임금이 3000위안 정도임을 감안할 때 적지 않은 액수다.
마오 군의 아버지 마오더화(45) 씨는 “요즘은 정부가 소수민족에게 교육비 면제 혜택을 줘 예전만큼 큰 부담이 없다. 하지만 본인들이 싫다는데 어쩌겠는가. 나중에 커서 공부 안 시켜 줬다고 원망하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신싱=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