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는 올림픽 금메달. 하지만 제아무리 세계의 강호들을 메칠 실력이 있어도 일단 국가대표가 돼야 출전할 수 있다. 7일부터 이틀간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전국 남녀 체급별 유도선수권대회 겸 국가대표 최종 선발전에서 그 주인공이 가려진다.
한국 유도의 ‘황금 체급’ 남자 73kg급이 관심의 중심.
2004년 아테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이원희(27·KRA)와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 유도 사상 최연소로 우승한 왕기춘(20·용인대)이 사활을 건 한판 대결을 펼친다.
현재까지는 왕기춘이 유리하다. 선발 점수 48점으로 이원희(38점)에게 10점 앞서 있다. 이번 대회에는 1위 30점, 2위 24점, 3위 18점이 걸려 있어 이원희가 우승, 왕기춘이 준우승을 하더라도 왕기춘이 4점 앞선다.
그러나 큰 변수가 있다. 10점씩 총 20점에 달하는 강화위원회와 코칭스태프의 평점이다.
왕기춘이 정상에 오른다면 무난히 베이징에 가겠지만 이원희가 우승하면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 일본이 최근 대표 선발전에서 우승을 놓친 ‘유도 여왕’ 다니 료코를 베이징에 보내기로 한 것도 세계선수권 7연패를 달성한 다니의 국제 경쟁력을 높게 평가했기 때문이다.
김정행 대한유도회장은 “점수만으로 판단이 어려울 경우 선수들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보는 코칭스태프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 선수 모두 컨디션은 좋지 않다. 이원희는 4월 말 오른 발목에서 수술 때 넣었던 나사 1개를 빼내는 수술을 받았고 왕기춘도 최근 발목 부상으로 깁스를 했다 풀었다.
남자 81kg급도 치열하다. 송대남(남양주시청)이 39점으로 1위를 달리고 있지만 김재범(KRA)이 37점으로 뒤쫓고 있다. ‘이원희 킬러’로 이름을 날렸던 김재범은 지난해 11월 체급을 올린 뒤 출전한 3개 국제대회에서 모두 우승하며 첫 올림픽 출전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이 밖에 남자 90kg급에서는 최선호(38점)와 황희태(35점·이상 수원시청)가, 여자 70kg급에서는 김미정(36점·경남도청)과 박가연(33점·동해시청)이 마지막 대결을 기다리고 있다. 최종 명단은 8일 대회가 끝난 뒤 발표한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