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거품항목, 클럽하우스>조경>코스설계

  • 입력 2008년 5월 8일 09시 15분


골프 코스는 어떤 수준으로 짓느냐에 따라 공사비에 차이가 많이 난다.

하지만 훌륭한 코스를 만들기 위한 부지 선정이나 코스 설계, 반드시 필요한 기본 공사에 필요한 비용 외에 쓸데없이 골프장 건설비 상승을 부추기는 요소들이 있다.

문제는 이런 건설비 상승이 회원제 골프장들의 경우 결국 회원권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그 부담이 고스란히 골퍼들에게 돌아온다는 데 있다.

회원권 시장의 특성상 고가 회원권이 시장을 선도하고 일정기간이 지나면 중저가 회원권이 뒤따라 상승하는 형태를 보인다는 것이 문제다.

결국 일부 회원제 골프장의 과도한 골프장 건설비용은 전체 회원권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는 부작용을 낳는다.

골프장 건설비 거품을 가져오는 가장 대표적인 항목은 아래와 같다.

1. 비싼 클럽하우스

2000년대 초반까지도 클럽하우스 건설비용은 60억∼70억원이면 충분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보통 100억원 이상이 클럽하우스 건설에 사용된다. 심지어 최근에는 클럽하우스 건설에만 300억∼400억원을 쏟아 붓는 골프장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투자비용은 전부 회원권 가격에 포함되게 된다.

2. 과도한 조경비용

골프코스 조경에는 보통 30억∼40억원이 소요된다. 하지만 일부 회원제 골프장들의 경우 코스 조경공사에 엄청난 돈을 쏟아 붓는다.

클럽하우스 앞에 명품 소나무 한 그루를 심기 위해 1억원 이상을 투자하는 경우도 있다. 향나무, 백송, 황금송 등 일부 고가의 나무들은 보통 몇 천만원에서 억대를 넘어가기도 한다.이 때문에 조경 비용에만 많게는 70억∼80억원이 소요되는 경우도 있다.

3. 외국 설계가와 쉐이퍼 초빙

이제는 국내 코스 설계가의 수준도 세계적인 수준에 이르렀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외국 설계가가 건설한 명문 골프장이라는 타이틀을 얻기 위해 코스 설계 비용에만 서너배 이상이 들기도 한다. 경원대학교 산업환경대학 우정상 교수는 “100만 달러 이상을 들여 외국 유명 코스설계가의 이름을 빌려오는 것이 골프장의 네임 밸류를 높여줄 지는 모르지만 골퍼들이 피부로 느끼는 코스에 대한 만족도를 높여주는 것은 아니다”라고 꼬집는다.

골프 코스의 언듈레이션과 지형을 다듬는 쉐이퍼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국내 쉐이퍼의 경우 홀당 2000만원 수준이면 가능하지만 외국인 쉐이퍼를 쓰게 되면 A클래스의 경우 장비, 숙식, 기타 체재비용은 별도로 하고서라도 순수 인건비만 월 2만5000달러 수준으로 18홀 건설에 20억∼30억원이 넘는 비용이 든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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