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프로농구 삼성생명에서 주말에 일어난 일이다.
5월 초 계약이 만료된 정덕화 감독과는 9일 재계약하지 않기로 했으며 10일에는 자유계약선수로 풀린 슈터 변연하와의 재계약에 실패했다.
정 감독의 후임으로는 이호근 동국대 감독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변연하는 국민은행으로 이적했다. 삼성생명 측에서는 팀 쇄신을 위한 조치였다고는 해도 이번 조치에 대해 뒷말이 무성하다.
지난 시즌 준우승 팀 삼성생명은 노쇠화 기미를 보인 주전에 대한 높은 의존도를 보인 데다 지난 시즌 리그가 7라운드로 늘어나면서 뒷심 부족에 허덕였다. 다음 시즌에는 8라운드로 더 늘어나게 돼 체질 개선이 더욱 시급한 상황이다.
그래도 정 감독은 2004년 5월 삼성생명 지휘봉을 잡은 뒤 6시즌 모두 플레이오프에 올라 우승 1회, 준우승 3회의 성적으로 재계약이 유력해 보였다. 지난 시즌 중반에는 구단 고위층에게 “계속 맡아 달라”는 언질을 들었다. 정 감독은 지난주부터 트레이드를 통한 전력 보강작업을 추진하고 있었으며 경질 통보를 받기 직전에도 선수들과 훈련을 하며 다음 시즌 준비를 했기에 교체 시점이 석연치 않다.
정 감독이 삼성생명을 맡았을 때 영입한 정상일 코치는 유임시킬 방침으로 전해졌다. 정 코치는 신임 감독설이 나도는 이호근 감독의 대학 후배이다.
감독과 코치는 한 배를 탄다는 게 농구 코트의 정서였으나 요즘은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물러나도 이런저런 이유로 코치는 자리를 지키는 게 관례처럼 됐다.
삼성생명은 공격을 이끌던 변연하마저 놓쳐 팀 재편 작업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생명 백상흠 사무국장은 “외국인 선수 제도를 재도입해야 할 것 같다”며 장기 투자보다는 단기 성적에 급급한 모습이다. 한편 국민은행 조성원 감독은 11일 변연하의 고향인 부산에 내려가 영입에 공을 들인 끝에 성사시켰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