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건 2 대 0 꺾고 프리미어리그 2연패-통산 17번째 우승
역시 ‘대형 엔진’ 박지성(27·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은 ‘승리의 화신’이었다. 박지성이 선발로 뛴 맨체스터가 통산 17번째 우승컵을 안았다.
11일 밤 영국 위건 JJB스타디움에서 열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위건 애슬레틱의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
알렉스 퍼거슨 맨체스터 감독은 선발로 나오면 승리를 부르는 박지성을 ‘선발 베스트 11’에 올려놓았고 결국 승리의 환호성을 올렸다.
박지성은 이날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해 좌우를 오가며 공수에서 맹위를 떨쳐 팀의 2-0 승리를 견인했다.
특히 박지성은 전반 32분 웨인 루니가 상대 에머슨 보이스의 파울로 얻어낸 페널티킥을 사실상 유도해 냈다. 페널티지역 내에서 혼전 중 넘어온 볼을 박지성이 가슴으로 트래핑했고 이 볼을 상대 수비가 걷어내며 루니에게 연결되는 과정에서 보이스가 루니에게 파울을 한 것.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이 페널티킥을 차분하게 차 넣어 시즌 31호 골로 득점왕에 올랐다.
박지성은 이번 시즌 13경기에 선발로 출전했는데 맨체스터는 12승 1무를 기록했다. 지난해까지 포함하면 25경기(23승 2무) 연속 무패를 해 잉글랜드에서 맨체스터에 ‘승리를 불러오는 사나이’로 통한다.
박지성은 지난달 30일 FC 바르셀로나(스페인)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에 이어 3일 웨스트햄과 프리미어리그 37라운드까지 2연속 풀타임으로 출전했지만 8일 동안 충분히 휴식을 취해서인지 특유의 지치지 않는 체력을 과시하며 팀 승리를 거들었다. 박지성은 몸을 아끼지 않는 플레이로 상대 파울을 유도해 페널티지역 인근에서 프리킥을 두 차례나 얻어내고 후반 22분 라이언 긱스와 교체됐다. 긱스는 통산 758경기에 출전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전설’ 보비 찰턴이 1973년 세웠던 최다 출전 타이를 이뤘다.
이를 기념하듯 긱스는 후반 35분 2-0으로 승부를 결정짓는 쐐기골을 터뜨렸다.
이로써 맨체스터는 27승 6무 5패(승점 87)를 기록해 이날 볼턴 원더러스와 1-1로 비긴 첼시(25승 10무 3패·승점 85)를 누르고 프리미어리그 2연속 우승과 통산 17번째 우승을 이룩했다.
맨체스터는 22일 러시아 모스크바의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단판승부로 벌어지는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다시 첼시를 상대로 ‘더블(시즌 우승 2회)’에 도전한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