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야구위원회(KBO)는 400만 관중 돌파를 목표로 했다. 믿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1년 만에 관중이 100만 명 가까이 증가하는 게 쉽지 않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승팀 SK와 초반 반짝했던 롯데 관중이 부쩍 늘어난 덕분에 프로야구는 11년 만에 400만 명(410만4429명)을 넘었다. KBO는 올해 목표치를 다시 높였다. 1995년(540만6374명) 딱 한 번 있었던 500만 관중 시대가 모델이다. 요즘 추세라면 꿈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 롯데 앞장…작년보다 22% 증가
11일 잠실, 목동, 대전, 대구 등 4개 구장은 모두 꽉 찼다. 프로야구 출범 이후 두 번째 전 구장 만원 관중이다. 총 145경기를 치른 12일 현재 155만588명이 야구장을 찾았다. 지난해보다도 22%가 늘었다.
흥행 돌풍의 구심점은 역시 롯데다. 개막 이후 벌써 6번의 만원 관중을 기록하며 평균 2만3565명을 사직구장에 불러 모으고 있다. 초반 이후 하락세를 걸었던 예년과 달리 상위권에 머물러 있어 당분간 관중몰이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탈꼴찌에 성공한 KIA도 눈에 안 띄는 주연이다. 광주구장이 규모가 작아 홈 관중이 많지 않지만 원정경기에서의 관중 동원력이 만만치 않다.
○ 1995년보다는 페이스 늦어
KBO 관계자는 “매년 5월은 관중이 가장 많은 때다. 여름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올해 프로야구는 베이징 올림픽이 있는 8월에 ‘여름 방학’을 만들어 악재를 미리 차단했다. 한일 월드컵이 열린 2002년 프로야구 관중은 239만여 명에 그쳤다. 관중 동원 페이스는 1995년보다 조금 더디다. 당시에는 155경기 만에 200만 관중을 넘었다. 올해는 10경기를 덜 치른 상태에서 45만 명 정도가 부족하다.
전문가들은 ‘꿈의 500만 관중’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롯데의 선전이 이어져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최대 규모인 3만500석 홈구장을 가진 LG의 부진 탈출도 시급하다. LG는 1995년 평균 관중 2만 명(2만76명)을 돌파했던 유일한 구단이다.
1995년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던 3팀은 OB(현 두산), 롯데, LG다. 모두 3만 명 이상의 안방을 가졌다. 3위 롯데와의 승차가 3.5경기 이상으로 벌어져 포스트시즌에는 나가지 못했지만 당시 4위 또한 ‘전국구 구단’ 해태(현 KIA)였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