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공“FA제도 안바꾸면 리그 불참”
도로공사는 11일 곧 한국배구연맹(KOVO)에 FA 제도 개선 관련 공문을 보낼 예정이며 만약 받아들여지지 않을시 리그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전했다. 구단 관계자는 “한송이가 없으면 우리 팀은 큰 손해를 입는다”며 “FA 선수를 내준 구단이 받는 보상 선수 및 보상 규정을 강화해야 하고, 만약 안되면 리그 불참 등 특단의 조처를 내리겠다”고 했다.
1일부터 10일까지 원 소속팀 자격으로 한송이와 우선 협상 기간을 가진 도로공사는 끝내 입장을 좁히지 못했고, 한송이는 8일 선수단을 이탈한 상태다. 도로공사측은 “우린 최선을 다했다. 선수의 요구 조건을 다 충족시키기로 결정했지만 선수가 입장을 번복했다. 다른 팀과 이미 얘기를 끝낸 게 아니냐”며 사전 접촉 의혹을 제기했다.
○팀이탈 한송이“이적 발목 억울”
이에 대해 한송이는 “FA는 조건이 맞는다는 전제하에 타 팀 이적이 가능한 제도 아니냐”면서 “마치 내가 있어 도로공사가 존재하는 것처럼 비쳐진다”고 억울해했다. 그는 또 “설령 3차 협상 때 도로공사와 재계약해도 어떻게 좋은 모습을 보이겠느냐”고 했다.
○또 구단 이기주의…배구판 오명
하지만 전후 사정을 떠나 이같은 프로배구 구단들의 일방통행식 주장은 손가락질만 받을 뿐, 설득력을 얻지 못한다. 선수 놓쳤다고 리그에 불참하면 국내 프로 스포츠계에는 남아날 구단이 없을 것이다. 배구연맹도 “지금은 할 말이 없다”며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이미 정대영(GS칼텍스), 김연경, 황연주(이상 흥국생명) 등의 대표팀 차출 문제를 놓고 한 차례 홍역을 치른 여자배구다. 어떤 결론이 내려지든 한국 프로배구는 ‘집단 이기주의’가 팽배한 곳이란 오명을 감출 수 없게 됐다.
한편 한송이의 이적이 유력한 곳으로 꼽힌 현대건설은 최근 ‘영입 불가’란 내부 방침을 확정한 것으로 전해졌고, KT&G와 흥국생명 등은 서로 눈치를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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