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환의 그라운드 엿보기]체력은 ‘회복 속도’가 중요

  • 입력 2008년 5월 14일 08시 53분


축구는 과거에도 현재에도, 그리고 미래에도 ‘뛰는’ 게임이다. 좁은 공간의 움직임과 스피디 한 공격, 빠른 공수전환, 자유로운 포지션 등 갈수록 진화를 거듭하는 축구에서는 더 더욱 그렇다. 한 경기당 선수들이 달리는 거리가 4km를 넘는다는 결과가 나와 다른 스포츠 종목과 비교하면 뛰는 정도는 상위권이다. 세계적으로 톱 선수들의 경우 한 경기에서 뛰는 거리가 최고 14km에 달하는 경우도 있다.

축구에서는 다양하고 불규칙적인 움직임과 플레이가 요구된다. 선수들은 항상 움직여야 하고 고도의 집중력으로 경기 흐름을 따라가야 한다. 포지션을 이동하고, 깊은 위치에서 올라가 빈 공간으로 달려가기도 하고, 상대가 역습을 해 오면 부지런히 뒤를 쫓아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강한 체력(지구력)이 필요하다.

최근 유럽챔피언스리그에서 박지성(맨유)이 바로셀로나와의 홈 준결승전에서 경기 중에 움직인 거리가 11.962km로 팀 선수 중 가장 많이 움직인 것으로 나타났다. 장 방스보(코펜하겐 교수)에 의하면, 덴마크 프로리그 톱 미드필더의 경우 경기 중 움직이는 거리가 총12.1km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워킹(3.4km), 조깅(3.2km), 낮은 스피드(2.5km), 중간 스피드(1.7km), 높은 스피드(0.7km), 전력질주(0.4km), 뒤로 뛰기(0.2km) 등이다. 최근 세계 톱 선수들은 경기 중에 총 뛰는 거리가 9∼12km 라고 한다. 또한 매 4초마다 다양한 활동 형태의 변화를 취하고 있고, 30회의 점프와 태클, 18m를 평균속도 2초 내에 뛰는 30∼40회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이 같이 많은 움직임을 소화하려면 뛰는 것은 기본이고, 경기를 잘 수행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각 운동량에 따라 어떻게 빨리 회복하느냐가 중요하다. 체력의 질이 높아야 한다는 것이다. 현대축구에선 고강도 활동으로부터 매 20초 안에 회복하느냐, 전력 질주 후 평균 200초 이내에 회복하느냐, 경기 중 가장 강도 높은 활동기간 중에 100초 이내에 회복하느냐를 기준으로 톱 선수의 체력 수준을 판단하고 있다. 빠른 회복을 위해서 훈련과정에 과학적인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축구에서 많이 뛰는 것만이 상책은 아니다. 얼마나 유효 적절하게 체력을 사용하느냐가 관건이다.

2002년 월드컵 준비과정에서 히딩크 감독은 선수들의 기본적인 체력의 중요성을 언급한 적이 있다. 히딩크는 후반에 체력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것이 한국대표선수들의 문제점이라고 지적했다. 다시 말해, 선수들의 기본적인 체력이 약하거나, 또는 초반부터 너무 많이 뛰어 후반에 체력이 급격히 하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당시 월드컵대표선수들을 대상으로 체력 훈련을 높이기 위해서 셔틀런 테스트를 한 결과 세계정상급 선수들과 비교해 체력과 회복 능력이 높은 선수들도 있었고, 대등한 선수들도 있었다고 한다.

축구 경기는 강력한 움직임, 낮은 강도의 움직임, 휴식 등 다양한 유형의 움직임으로 이루어져 있다. 따라서 경기에서 요구되는 다양한 움직임을 능숙하게 소화하기 위해서는 체력 훈련(예, 지구력)과 함께 회복 능력을 키우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김종환 중앙대학교 사회체육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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