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수(46·사진) 전 KIA 코치는 지금 백수다. 지난해 10월 KIA를 떠난 지 7개월.
40대 후반의 나이에 마땅한 직업이 없어 불안하지는 않았을까. “하루 밥 세끼 잘 먹고 있어요. 돈이야 때 되면 벌겠죠 뭐.”
비록 그라운드를 떠났지만 그의 머릿속은 온통 야구 생각뿐이다. 코치 때는 다른 팀 경기는 별로 신경을 쓰지 못했는데 요즘은 TV로 야구 경기를 거의 다 챙겨본다.
그러면서 각 팀의 장단점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SK는 공격과 수비에서 빈틈이 없어 올 시즌에도 독주할 가능성이 높아요. 두산과 한화는 선후배 간의 팀워크가 탄탄하죠. 반면 롯데는 불펜과 마무리 투수가 불안하고 삼성은 공격력이 처지며 LG는 투타의 구심점이 없어요.”
친정팀 KIA에 대해서는 “요즘 투타에서 분위기가 살아나 더 좋아질 것”이라며 각별한 애정을 보였다.
그의 입담은 거침이 없었다. 야구 해설가로 나서는 건 어떠냐고 묻자 손사래를 쳤다. “몇 해 전 친구 결혼식 사회를 보다가 객석이 뒤집어졌어요. 제 전라도 사투리가 당혹스러웠던 모양입니다. 그때부터 마이크를 잡지 않았어요. 최근에도 해설가 제안을 받았지만 표준말이 안돼 정중히 거절했죠.”
그는 해태(현 KIA)와 한화 SK에서 통산 92승 77패 34세이브에 평균자책 3.28을 기록했다. 1986년 한국시리즈에서 3승을 거두며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되기도 했다.
김 전 코치는 “언제든 다시 야구장에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며 “노력하는 지도자로 남고 싶다”고 말했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