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中 ‘메달 목표’내려놓고 ‘축제’로 만들어야

  • 입력 2008년 5월 22일 02시 55분


1988년 서울 올림픽은 12년 만에 동서 양 진영의 국가가 모두 참가해 성공적으로 치러진 대회로 올림픽 역사에 남아 있다. 미국과 소련(현 러시아)을 주축으로 한 동서 양 진영의 냉전은 올림픽 보이콧이라는 사태를 불러왔다. 서방 국가들은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에 출전하지 않았고 공산권 국가들은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 불참했다.

미국과 소련을 비롯해 159개국이 참가한 서울 올림픽은 시설과 경기운영, 환경 등에서 최고의 평가를 받았다. 이런 서울 올림픽에서 ‘옥에 티’가 된 것은 복싱 경기에서의 심판 폭행 사건이었다. 한국 복싱 관계자가 판정에 불만을 품고 링으로 뛰어들어 심판을 폭행한 사건으로 두고두고 외국 언론의 비판을 받았다.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한 이유는 당시 국민적인 응원 열기 속에 한국 선수단이 지나치게 메달에 집착했기 때문이다.

19일 중국 톈진에서는 동남아시아 10개국과 한국 중국 일본 3개국의 언론 관계자들이 모여 베이징 올림픽을 주제로 ‘10+3 미디어 협력 포럼’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베이징올림픽 조직위원회와 중국 정부 관계자들은 중국 쓰촨 성 지진으로 엄청난 인명과 재산 피해가 있었지만 이를 딛고 올림픽을 반드시 성공적으로 개최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한중일 3개국과 동남아 10개국의 미디어 관계자들은 중국의 의지에 격려의 박수를 보내며 올림픽 기간 객관적이고 공정한 보도와 뉴스의 공유 방법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특히 객관적인 보도를 위해 개최국이 여러 취재 대상에 대해 좀 더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는 취재 환경을 만들어 줄 것을 당부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2위를 차지한 중국은 이번에도 미국 러시아와 세계 1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중국이 모든 역량을 1위 목표 달성에만 쏟다 보면 자칫 올림픽이 세계인의 축제가 아닌 중국의 집안잔치로 끝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번 미디어 포럼에서처럼 중국 관계자들이 외국 언론에 귀를 열어 놓아야 ‘옥에 티’ 없이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러낼 수 있을 것이다.<베이징에서>

권순일 스포츠레저부장 stt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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