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진 결과물을 얻었건만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외로운 싸움. 게다가 이들이 처한 현실은 녹록치 않다. 아무리 명문 대학이라고 해도 가장 기본적인 선수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상훈 고려대 감독은 “선수가 늘 부족하다. 부상자도 많고 참가할 대회도 많다. 일정이 나오면 어디에 치중할지 선택할 수밖에 없다. 특정 경기에 무리하면 다음 대회에 차질을 빚는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요즘 대학팀들은 새로 창설된 U리그와 1, 2학년 대회에 주력한다. K리그 드래프트에 주로 저학년 선수들이 나오는 게 최근 추세인 까닭이다. 또 상당수 대어급들은 고교 때 일찍 프로로 전향하거나 일본 등 해외로 눈을 돌리는 경우가 많다.
예전의 양교 정도 위상이라면 경기장에 에이전트들과 프로팀 스카우트로 넘쳐나야 하지만 이날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모 구단 스카우트 한 명과 에이전트 2∼3명이 전부였다. 한 에이전트는 “유망주 대부분이 고교나 대학 저학년 때 드래프트에 나가는 바람에 대학 고학년은 거의 관심 밖이다. 오히려 고교 축구가 스카우트에게 더 매력적인 카드”라고 했다.
프로를 상대로 승전고를 울려 김천 시민들을 놀라게 한 연세대의 신재흠 감독도 “대부분 2, 3학년 선수들이 프로로 나간다. 작년도 그랬다. 좋은 선수는 빨리 큰 무대로 나가는 게 마땅해도 유망주 수급이 어려워 선수층이 풍성하진 않다”고 말했다.
선수를 구하기도 어렵고, 뽑아도 프로 등 큰 무대로 일찌감치 내줘야하는 현실. 한때 한국 축구 근간이라 불리던 대학 축구는 우리가 깨닫지 못하고 있는 동안 고교보다 못한 ‘찬 밥’ 신세로 전락하고 있다.
김천=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