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 부상을 당한 이호(제니트)와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은 이천수(페예노르트), 징계로 출전하지 못하는 이동국(미들즈브러)을 제외하면 사실상 모든 해외파가 총출동된 셈.
이들 중 박지성, 이영표, 설기현, 김남일, 오범석은 허 감독에게 빚이 있다. 이들은 3월 26일 북한과의 3차예선 2차전에서 허 감독의 전폭적인 신뢰를 업고 선발 출전했으나 전체적으로 부진한 경기력을 보였다. 한국은 무기력한 경기 끝에 북한과 득점 없이 비겼고 경기 후 “해외파라고 무조건 주전이 보장되면 안 된다”는 비판 여론이 일었다.
하지만 그 때와 지금의 상황은 많이 다르다. 당시에는 시차 적응과 훈련 시간 부족 등의 문제가 있었지만 이번에 이영표와 설기현, 김동진, 김두현, 오범석은 일찌감치 귀국해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박지성과 김남일은 각각 24일과 27일 국내에 들어올 예정이다.
경기 감각 역시 크게 문제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소집 전에라도 컨디션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허 감독의 주문에 따라 이영표와 김동진은 FC서울, 김두현은 성남, 오범석은 고양 국민은행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대표팀 전력의 핵심인 박지성도 마찬가지. 박지성은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위해 꾸준히 팀 훈련을 소화해 왔다. 더구나 박지성은 꿈의 무대를 밟지 못한 한을 이번 경기에서 풀 기세다.
허 감독 역시 해외파 선수들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허 감독은 “북한전 때는 경기 1∼2일 전에 합류하는 바람에 시차 적응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시즌이 끝나면서 시간이 충분해 컨디션 조절에 문제가 없었다. 4경기를 연속해서 뛰려면 경험 많고 기량 좋은 해외파 선수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표팀은 28일 소집돼 31일 요르단과 홈경기를 갖고 3일 출국해 요르단(6월 7일), 투르크메니스탄(6월 14일)과의 원정 2연전을 치른다. 6월 22일에는 3차예선 마지막 경기인 북한과의 홈경기가 예정돼 있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