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는 클락-가르시아 “너 잘 만났다”

  • 입력 2008년 5월 27일 08시 31분


SK 김성근 감독은 최근 “올해 제대로 하는 용병이 있냐?”라고 반문했다. 실제 다니엘 리오스(야쿠르트)가 떠난 이래 한국 무대를 평정하는 포스를 보여주는 용병은 전무한 실정이다. 대체 용병을 구할 수 없어서 잔류할 뿐이지 벌써 퇴출 블랙리스트에 오른 용병들이 수두룩하다. 이 와중에 김성근 감독이 유일하게 예외로 인정한 용병이 바로 한화의 더그 클락이다. 그리고 클락을 보유한 또 한 명의 명장 김인식 감독이 꼽은 올해의 용병은 롯데의 카림 가르시아다.

○ ‘hot man’ 가르시아

김성근 감독은 “가르시아가 스트라이크를 쳐서 홈런을 친 경우를 거의 못 봤다”라고 말했다. 실제 가르시아는 23,25일 홈런을 터뜨렸는데 모두 높게 제구되는 공을 힘으로 걷어 올려 담장을 넘기는 ‘괴력포’였다. 타율은 0.256에 삼진이 41개이지만 홈런 공동 1위(13호)이고 타점은 2위(39점). 선구안에 약점을 노출하지만 볼을 쳐서 장타를 만드는 전형적인 배드볼 히터다.

가르시아는 벌써 두 차례나 경기 중 마음에 안 드는 타격 직후 허벅지로 방망이를 부러뜨려 버렸다.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와 일본프로야구 오릭스 시절 잇단 사고에 연루됐던 다혈질이지만 롯데에 와선 잘 융화하고 있다. “제리 로이스터 감독이 있기에 제멋대로 굴지 못하는 것 같다”는 전언이다. 실제 가르시아는 로이스터가 데려온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가르시아의 또 하나 트레이드 마크는 불같은 어깨. 정밀한 구석은 없지만 선이 굵고 공격적인 그의 플레이는 어느덧 롯데의 팀 컬러마저 변모시킨 느낌이다.

○ ‘cool man’ 클락

김성근 감독이 유일하게 인정한 용병답게 클락의 성적은 데이터만 봐도 군계일학이다. 26일까지 홈런 1위, 득점 1위(49점), 타점 3위(38점)에 타율은 0.308이고, 도루도 15개나 성공시켰다. 중견수 수비도 흠잡을 데 없다. 한화의 느림보 이미지를 홀로 바꿔가는 셈이다. 가르시아와 달리 클락은 커리어가 일천했지만 한화 스카우트 팀이 발굴한 보석이었다. 성격 또한 “여태까지 겪어본 용병 중 가장 유순하다”고 김인식 감독이 감탄한 신사다. 냉정하지만 절체절명 순간에 한 방을 터뜨리는 클러치 능력도 발군이다.

○ ‘구세주’ 가르시아 대 클락신(神)

공교롭게도 두 최고 용병은 27일부터 시작되는 사직 3연전에서 충돌한다. 롯데 팬들의 가르시아 응원가는 헨델의 메시아를 번안한 것이다 구세주로 받드는 셈이다. 이에 맞서 클락은 한화 팬들이 작년 용병 크루즈를 가리켰던 ‘크루신’ 이상의 임팩트를 주고 있다. 타율 1위 롯데 대 홈런 1위 한화의 공격야구 빅뱅은 곧 용병 지존 대결이기도 하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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