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과 연습경기 2-3 패… 골 결정력 부족 여전
“축구를 시작할 때 목표가 특정 프로팀 선수가 되는 게 아니었다. 태극마크였다. 지금도 국가대표로 운동장에서 뛸 때면 그때의 느낌이 고스란히 살아난다. 태극마크는 지금도 내게 ‘나 자신이 축구선수로서 이룰 수 있는 모든 것을 이뤘구나’ 하는 자부심 그 자체다.”(박지성)
그들이 다시 뭉쳤다.
3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요르단과의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축구 아시아 지역 3차 예선을 앞두고 태극전사들이 28일 서울 강서구 외발산동 메이필드 호텔에 모였다.
얼굴에는 자부심이 넘쳤다. 해외파 6명, 국내파 19명. 대표팀에 처음 발탁된 최효진(포항 스틸러스)은 다소 긴장된 표정이었고 21개월 만에 태극마크를 다시 단 안정환(32·부산 아이파크)은 최고참답게 여유가 있었다.
허정무 감독이 강조했듯 해외파와 국내파의 구별이 있어서는 안 되지만 적어도 운동장 밖에서의 ‘간격’은 분명 존재했다. 대한축구협회는 공동 기자회견장에서 해외파 1명, 국내파 2명을 한 테이블에 같이 앉히려 했지만 국내 선수들 중 박주영(FC 서울), 안정환 등을 제외하고는 좀처럼 테이블로 선뜻 다가가지 못했다. 취재진의 질문이 해외파 선수에게 집중될 것을 예상했기 때문인 듯했다.
하지만 그라운드에서 이들은 국내파와 해외파 구별 없이 주전 경쟁을 해야 하고 함께 승리를 이뤄내야 한다.
허 감독도 이 점을 특히 강조했다. 허 감독은 “주전 경쟁에 국내파와 해외파 구별은 없다. 컨디션 좋은 선수가 경기에 뛰는 것은 당연하다. 박지성이라도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과감히 빼겠다”고 말했다.
선수들도 같은 생각이었다.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은 “주전이 미리 결정된 팀은 없다. 선수는 누구나 훈련과 연습경기에서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박주영은 “공격수마다 스타일이 다른 만큼 경기마다 알맞은 선수가 들어가서 뛰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기자회견 뒤 파주 국가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고양 국민은행과 연습경기를 했다. 30분 2쿼터, 45분 1쿼터로 열린 경기에서 대표팀은 2-3으로 역전패했다.
대표팀은 박지성과 설기현(풀럼), 이영표(토트넘 홋스퍼) 등 해외파 선수를 총동원하고도 무릎을 꿇었다. 이날 오전 소집돼 전술훈련도 없이 나선 연습경기였음을 감안한다고 해도 대표팀의 고질적인 골 결정력 부족과 수비 불안의 단점이 그대로 노출돼 아쉬움을 남겼다.
허 감독은 “예상은 했지만 선수들 컨디션이 너무 좋지 않았다. 하지만 오늘 경기로 베스트 11을 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신인 공격수 조동건(성남 일화)은 부상으로 대표팀에서 제외됐고 허 감독은 공격수를 추가 발탁할 예정이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파주=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