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의 4연전’ 첫 경기에서 승점 3점을 챙기지 못한 한국은 일주일 간격으로 열리는 요르단(7일), 투르크메니스탄(14일)과의 원정경기에 큰 부담을 안게 됐다. 3조에서 1승 2무로 선두이지만 2일 북한(1승 1무)이 약체 투르크메니스탄(2패)과의 경기를 앞두고 있어 선두를 내줄 위기를 맞았다.
허정무 감독은 1일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열린 훈련에서 주전 선수의 회복 훈련으로 잡힌 1시간 중 거의 절반을 대화에 할애했다. 전날처럼 방심하다 어이없는 실수를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요지.
허 감독이 무승부 원인을 선수들의 심리적인 부분에 돌릴 만큼 전날 경기는 한국이 일방적이었다. 요르단의 넬루 빈가다 감독조차 “0-0이나 1-1을 목표로 했는데 우리가 두 골이나 넣을 줄은 몰랐다. 한국이 이겼어야 하는 경기”라고 말했다.
최전방에 박주영(FC 서울), 그 뒤에 왼쪽부터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안정환(부산 아이파크) 이청용(서울)을 세운 한국의 공격은 활발했다. 전반 한국과 요르단의 슈팅수는 10-0으로 한국의 절대 우세. 한국은 전반 38분 박지성의 선제골과 후반 2분 박주영의 페널티킥으로 2-0까지 달아났다.
하지만 후반 27분 골키퍼 김용대(광주 상무)의 실책성 플레이로 요르단의 하산 압델 파타에게 골을 내주면서 분위기는 확 바뀌었고 집중력이 눈에 띄게 떨어지면서 7분 뒤 파타에게 동점골을 내줬다.
명지대 신문선 교수는 “2-0에서 승리를 지키지 못한 것은 벤치의 책임이 크다”고 지적했다. 선수 교체와 경기의 템포 조절, 선 수비 후 역습 같은 수비 전술로의 변화 등으로 스코어 컨트롤을 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는 것.
팀 내 최연장자인 안정환(32)은 “경기를 통제하지 못한 선배들의 책임이 크다”고 말했다.
파주=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