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生野死! 장대비 때려도 부산 갈매기는 난다

  • 입력 2008년 6월 5일 03시 03분


“비가 와도 좋아” 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롯데와 두산의 프로야구 경기가 두산의 1회 초 공격 1사 1루 상황에서 폭우로 중단된 뒤 결국 노게임이 선언되자 롯데의 카림 가르시아가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그라운드에 덮어둔 비닐 위로 홈 슬라이딩을 하는 ‘팬 서비스’를 하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비가 와도 좋아” 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롯데와 두산의 프로야구 경기가 두산의 1회 초 공격 1사 1루 상황에서 폭우로 중단된 뒤 결국 노게임이 선언되자 롯데의 카림 가르시아가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그라운드에 덮어둔 비닐 위로 홈 슬라이딩을 하는 ‘팬 서비스’를 하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4일 부산 동래구 사직동 사직야구장 매표소. 경기 시작 3시간 30분 전인 오후 3시부터 북적였다. 세 살 된 아이와 함께 온 주부, 등산복 차림의 노부부, 연인 등….

비가 오락가락 내리는 흐린 날씨. 하지만 이들은 우의와 우산을 챙겨든 채 경기장으로 들어섰다. 사직구장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곳은 1루 측 응원단 앞자리. 치어리더와 함께 열정적인 응원을 펼칠 수 있기 때문이다.

롯데 유니폼 차림의 김창훈(26·대학생) 씨는 “롯데 홈경기는 물론 원정경기까지 다녔다”며 “롯데가 최근 몇 년간 성적이 안 좋았지만 올해는 가을잔치(4강)를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공영근(21·대학생) 씨는 “학교 강의가 없어 창원에서 야구를 보러 왔다”며 “이제 야구장은 대학생들의 데이트코스가 됐다”고 전했다.

남녀노소의 명소가 된 사직구장은 3일 현재 올 시즌 58만 명의 관중이 들었다. 지난해에 비해 48% 증가한 수치다. 1992년 사직 최다 관중인 120만9632명도 넘어설 태세다.

롯데 선수들은 그런 ‘부산 갈매기들’이 고맙기만 하다.

올 시즌 친정팀 롯데로 돌아온 마해영은 “부산 팬은 선수들의 가장 든든한 지원군”이라고 말했다.

이날 사직구장 경기는 1회 초 1사 1루에서 장대비가 쏟아져 노게임이 선언됐다. 하지만 6000여 부산 야구팬은 한동안 자리를 떠나지 않고 롯데 선수들의 이름을 연호했다.

롯데 가르시아와 정수근은 아쉬워하는 팬을 위해 타격 포즈를 취한 뒤 베이스를 돌아 홈 슬라이딩하는 ‘서비스’를 선사했다.

부산=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영상 취재 : 동아일보 스포츠레저부 황태훈 기자



▼영상 취재 : 동아일보 스포츠레저부 황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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