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남자농구대표팀과 고려대의 연습경기가 열린 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 화정체육관.
지난달 결혼 후 신혼여행을 다녀온 김주성은 이번 주 대표팀에 합류해 7월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리는 베이징 올림픽 세계 예선에 대비한 훈련을 시작했다.
후배들에게 “형 좀 수척해졌다”는 농담을 들은 김주성은 하와이와 홍콩을 도는 허니문 기간에도 틈틈이 헬스클럽에서 체력관리를 할 만큼 의욕을 보였다.
지난 시즌 동부를 통합 챔피언으로 이끌며 최우수선수 3관왕을 차지한 그는 “장신 후배가 많아 보조 역할을 해야 할 것 같다”고 여유를 보였다.
그의 말대로 김주성을 비롯해 KCC 하승진(221.6cm), SK 김민수(202cm), 중앙대 오세근(200cm) 등 대표팀의 골밑을 책임진 ‘빅맨’의 평균 신장은 207.1cm에 이른다.
김유택 대표팀 코치는 “서장훈 네 명이 한 팀에 있다고 봐야 하나. 일단 키만큼은 역대 최고”라고 말했다.
그동안 하루 8시간씩 재활훈련에 매달린 하승진은 이날 처음으로 경기에 출전해 자신의 어깨에도 못 미치는 후배들을 상대로 호쾌한 덩크슛을 과시했다.
김민수는 골밑을 지키기보다는 슈터로 나서야 할 정도였으며 중앙대의 44연승 행진을 이끌고 있는 오세근도 활발하게 내외곽을 들락거리며 새 바람을 불어넣었다.
국제무대에서 핸디캡이었던 신장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했어도 한국의 올림픽 티켓 확보는 하늘의 별 따기로 보인다. 세계 예선에서 같은 조인 캐나다, 슬로베니아를 비롯한 유럽의 강호들을 제치고 출전 12개 팀 중 3위 안에 들어야 해서다.
어느덧 대표팀에서 주희정 다음으로 고참이 된 김주성은 “어렵다고 팔짱만 끼고 있을 수는 없다. 후회하지 않도록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다음 시즌 프로 리그에 데뷔하는 새내기 하승진과 김민수는 “신고식이라도 치르는 것 같다. 농구의 인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고 다짐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