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4년 히딩크의 반대와 박지성의 성공
2004년 올림픽을 앞두고도 김호곤 올림픽팀 감독은 박지성의 와일드카드 선발을 추진했다.
그러나 당시 에인트호벤 감독이던 히딩크의 반대에 부딪혔다. 히딩크는 박지성이 시즌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보내줄 수 없다고 딱 잘라 거부했다.
히딩크의 반대로 소속팀에 잔류한 박지성은 2004-2005시즌 에인트호벤을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끌었고, 유럽 챔피언스리그 4강전에서 AC밀란을 상대로 골을 넣는 등 네덜란드 진출 이후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이런 과정을 지켜본 축구팬들은 2008-2009시즌 프리미어리그 3연패와 유럽 챔피언스리그 2연패에 도전하는 박지성이 올림픽 참가 대신 시즌 준비에 몰두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 피로 누적과 부상 위험 그리고, 주전 경쟁
박지성은 지난 해 3월 무릎 부상으로 약 10개월간 쉬었다. 2005-2006시즌 종료 후 독일월드컵 참가, 이어 2006-2007시즌 준비 등으로 제대로 쉬지 못한 탓에 결국 수술대까지 오른 것이다.
박지성은 올해에도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다. 5월22일 챔스리그 결승전을 마친 뒤 곧바로 귀국해 2010년 남아공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전에 참가 중이다. 6월 22일 북한과의 최종전을 마친 뒤 7월초에는 맨유로 복귀한다. 이런 상황에서 또 다시 올림픽에 참가할 경우 체력 저하와 피로 누적은 불 보듯 뻔하다. 아울러 올림픽 참가가 박지성의 주전경쟁에 불이익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팬들은 판단하고 있다.
맨유의 시즌 준비와 프리시즌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면 주전경쟁에서 뒤쳐질 수밖에 없다. 올림픽 보다는 박지성이 부상 당하지 않고 맨유의 주전경쟁에서 앞서 가기를 팬들은 바라고 있는 것이다.
● 어떻게 될까
박 감독이 박지성을 원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박지성이 합류하면 23세 이하로 구성된 대표팀의 전력이 엄청나게 상승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팬들의 거센 반발 때문에 박 감독은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
박 감독은 “박지성을 직접 만나 의사를 확인한 뒤 필요한 절차를 진행하겠다”면서도 “7월 7일 제출하는 30명의 예비명단에 와일드카드 후보 4-5명을 포함시켜 박지성의 차출이 불발되는 상황을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결국, ‘올림픽이냐, 프리미어리그냐’의 양자 택일을 하고 있는 팬들로서는 프리미어리그 쪽에 무게를 두고 있고, 이것이 향후 박지성의 올림픽팀 합류여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사진=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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