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스위스 베른의 스타드 드 스위스에서 열린 2008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08) C조 1차전에서 네덜란드와 이탈리아가 각각 새로운 역사를 만들었다.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는 뤼트 판 니스텔로이와 베슬러이 스네이더르, 히오바니 판 브롱크호르스트가 릴레이 골을 넣으며 ‘아주리(푸른색) 군단’ 이탈리아를 3-0으로 완파했다.
네덜란드는 A매치에서 1978년 아르헨티나 월드컵 때 2-1로 승리를 거둔 뒤 무려 30년 만에 이탈리아를 무너뜨리는 기쁨을 누렸다.
반면 ‘빗장 수비’의 대명사인 이탈리아는 30년 만에 네덜란드에 패한 것과 함께 1983년 유로 예선 때 스웨덴에 0-3으로 패한 뒤 25년 만에 3점 차 패배를 당해 자존심을 구겼다. 이탈리아는 2006년 독일 월드컵 때 결승까지 7경기에서 단 2골(페널티킥 1점, 자책골 1점)만 내주고 챔피언에 올랐을 정도로 ‘짠물 수비’로 유명하다. 1997년 이후 줄곧 이탈리아의 골문을 지킨 잔루이지 부폰은 “대표 생활 12년 동안 최악의 경기였다. 팀을 대신해 이탈리아 팬들에게 사죄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독일 월드컵 우승 멤버가 주축인 이탈리아를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았다. 하지만 이날 ‘베스트 11’ 중 안드레아 바르찰리(27)와 안드레아 피를로(29)를 제외하고 9명이 30세를 넘긴 ‘노장 군단’이었다. 이렇다 보니 스네이더르(24)와 니헬 데용(24), 라파얼 판데르 파르트(25) 등 젊은 피들이 주축을 이룬 네덜란드에 시종 밀렸다.
반면 네덜란드는 활기찬 몸놀림과 정확한 크로스, 그리고 날카로운 슈팅을 앞세워 완승을 거뒀다. 네덜란드는 대량 득점으로 ‘죽음의 조’로 불리는 C조에서 가장 먼저 승수를 챙기며 8강 진출 가능성을 높였다.
한편 이날 전반 26분 판 브롱크호르스트의 슈팅을 최전방에서 판 니스텔로이가 살짝 방향을 바꿔 성공시킨 선제골은 오프사이드 논란이 일었다. 바로 직전 문전 혼전 중 부폰과 부딪혀 넘어진 이탈리아 수비수 한 명이 엔드라인 밖에 있었는데 이 선수를 플레이 중인 수비수로 보지 않는다면 판 니스텔로이는 분명한 오프사이드였다. 하지만 경기 중 부상을 당해도 주심의 허락을 받고 나가야 하는 룰에 따라 결국 최종 수비수로 간주돼 오프사이드로 인정되지 않았다. 같은 조의 프랑스는 루마니아와 득점 없이 비겼다. 프랑스의 중앙수비수 릴리앙 튀랑은 유로 본선 최다 출전 기록(15경기)을 세웠다.